내가 좋아하는 공간

by Ann

#지혜의공간 #지혜의서재 #서재일기



블루보틀 압구정점





파란색 병에 홀린 듯 따라다니게 되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이번에 새로 오픈한 압구정 지점까지 가보게 되었는데 특색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는 인테리어는 참 좋았지만 파란색 병 로고 이외에 블루보틀 만의 분위기는 아직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일까. 줄을 서야 하고, 자리를 선점해야 하는 압박감 때문일까. 블루보틀 만의 스폐셜 커피 매장의 매력, 맛을 느끼기에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듯 보인다. 주문받는 사람, 만드는 사람과의 대화는 꿈도 꾸지 못한다. 사람들의 관심이 완전히 사그라들어 매장이 한산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요즘엔 동네에 작은 개인이 낸 카페들의 특색이 더 도드라진다. 카페 주인의 매력, 정성, 가게에 대한 애정이 담뿍 들어간 카페들. 그 카페들 중에서도 인기가 많으면 오래 기다려야 하고 정신이 없지만 그들만의 특별함을 경험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은 크다. 오늘 그 차이를 확실하게 느꼈다.





카페 동경




블루보틀에서 아이스 카페라테를 먹고 망원동으로 넘어갔다. 동생이 평소에 나를 꼭 데려가보고 싶다고 했던 망원동 골목의 작은 한 카페에 갔다. <카페 동경>이라는 곳이었다. 비가 와 습한 기운을 몰고 더 습할 것 같은 지하로 내려갔다. 하지만 습기는 온데간데없고 그 안을 커피 향과 클래식 음악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평소 엄청 붐비는 곳이라던데 비가 오는 연휴라 그랬는지 금세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바 자리에 앉아서 커피 내리는 걸 구경했다.


바 안쪽에 직원분들이 꽤 많았는데 그중 어떤 분이 주인인지 알 수 없었지만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공간과 커피 맛이었다. 공간이 마치 주인과 함께 사는 생명인 것처럼 살아있는 것 같았다. 블루보틀의 특색 없음과 확연히 비교가 되는 부분이었다. 사람에 따라 공간이 주는 느낌을 다 다르게 받을 수 있다. 나에겐 그랬다는 것이다. 나에게 한국의 블루보틀 매장들은 큰 특색이 없었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여러 매장들이 생기기 전에, 성수역에 하나가 생겼을 즈음에 읽었던 블루보틀에 대한 책, <블루보틀에 다녀왔습니다>에서 느꼈던 블루보틀의 매력을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 계속 블루보틀의 행보에 대해, 그들이 만드는 매장에 대해 궁금해하고, 파란색 로고에 눈이 돌아갈 테지만. 아마도 나는 그 파란색 병 로고에 빠진 게 아닐까 싶다.


프랜차이즈 카페로는 스타벅스도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전처럼 자주 가게 되지는 않는다. 날이 갈수록 사람과 닮은 공간이 좋아진다. 그 공간을 만들어 낸 사람과 닮은 공간. 주인에게 사랑받는 공간. 언젠가 내가 만날 공간도 날 닮았으면 좋겠다. 멋진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나도 어서 분발하여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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