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nside Wisdom

내가 느낀 사랑

아들러에게 사랑을 묻다를 읽고

by Ann
기시미 이치로 - 아들러에게 사랑을 묻다




사랑은 형태가 없다. 냄새도 없고 소리도 없다. 그 누구도 사랑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각자가 느낄 뿐이고, 각자의 모습처럼 결국 다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사랑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는데 '이런 게 사랑일까?'하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다. 한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는 순간까지 그 모든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에게 사랑은 어떤 순간이었다.


어떤 순간,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끌어안아주고 싶다고 느꼈다. 그의 서늘해 보이는 등을 감싸주고 싶었고, 그 사람의 눈이 말하는 괴로움 때문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가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편안해질 수만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그 눈이 웃을 수만 있다면 내가 아닌 그 어떤 누가 그를 웃게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사람에게 가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사랑이라는 것의 실체를 느꼈다. 이 세상에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지금 내가 느끼는 그 순간의 감정이 사랑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때의 그 순간만큼은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떤 결실 따위는 결코 바라지 않았다. 그 사람과의 미래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저 저 사람의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나를 휘어감았고, 나의 많은 것을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도 나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사랑은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받을 때가 아니라 상대에게 줄 때 비로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니, 주고 싶을 때 그때 모습을 드러내주는 것 같다. 그 감정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다. 내가 상대에게 주고 싶은, 줄 수 있는 것들을 어떻게든 끌어 모으고 모아 들고 서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지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난 알았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유치한 사랑은 '사랑받으니까 사랑한다'는 원칙에 따른다. 성숙한 사랑은 '사랑하니까 사랑받는다'라는 원칙에 따른다. 미성숙한 사랑은 '네가 필요해서 너를 사랑한다'라고 말하고 성숙한 사랑은 '너를 사랑하기에 네가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완벽한 행복을 마주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