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었다. 맞다. 아니었다. 알고 있었는데 굳이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어젯밤 티브이에서 원기를 보면서 다시 떠올리게 됐다. 나에게 주어진 1분이 누군가에게는 1시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았다. 원기는 나의 1분을 1시간처럼, 나의 1시간을 1분처럼 쓰며 살고 있었다. 원기의 시간이 나의 2배의 속도로 흘러가고 있었다.
누군가의 삶을 빨리 감기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하지만 원기의 인생은 100미터 달리기처럼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갔다. 11세의 나이에 얼핏 노인의 모습과 행동을 보이는 원기. 하지만 초등학생의 그 앳되고 귀여운 모습이 숨겨지지 않았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안타까웠지만 그 귀여운 모습에 계속 웃음 지었다.
나의 시간은 원기의 시간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많고 느긋하다. 지금 당장은 말이다. 하지만 난 내 시간을 종종 원망한다. 너무 느리게 흘러간다고, 지루하다고. 또는 왜 이렇게 빨리 흘러가냐고, 야속하다고. 평범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양의 시간을 갖고 있으면서, 그렇게 펑펑 낭비하듯이 쓰면서 얼마나 투정을 부리고 있는지.
나는 뛰다가도, 걷다가도, 쉬다가도 다시 뛸 수 있지만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너무나 버거워도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늘 자신을 앞서 나가는 시간을 바라보며 힘들어하는 사람들.
공평하지 않다. 시간은. 나에게서도 언젠가 그 누군가가 그 시간을 빼앗아갈 수도 있고,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감아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뭐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거나,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거나 뭐 그런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그렇다는 것이다.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태어나면 당연히 주어지고,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간이라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