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니시 아키라의 '마음청소'를 읽고
나는 나를 잘 모른다. '이 정도면 나도 참 많이 컸다.'싶은 순간들은 한순간에 나 스스로에게 배신당한다. '이 정도면 내 마음도 많이 튼튼해졌어.'하는 순간 나 스스로에게 뒤통수를 맞고 쓰러진다. '헉, 이럴 수가.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가.'
평소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몸이 감기 바이러스 한방에 무너지듯이 마음도 그럴 수 있는 것 같다. 그럴 때 이런 생각이 간절하다. 감기약처럼 마음을 일으켜줄, 다시 건강하게 해줄 약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이미 나의 마음 안에는 수많은 면역 세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예상치 못한 혹은 아직 내 면역력이 이기지 못하는 일들이 나를 공격한다. 그때마다 속절없이 당하고 만다. 하루하루를 불안하고 초조하고 허무하게 낭비하고 만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것은 빨리 치료해야겠다는 의욕조차 없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마음의 감기를 크게 앓았다. 그 시기에 나는 본능적으로 병원을 찾듯 서점에 갔고, 예쁜 책 하나를 집어 들었다. 흰색 바탕에 개나리색 띠지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제목은 나에게 큰 기대를 주지 못 했다. '마음 청소'. 안 봐도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는 아팠고, 아픈 내 마음은 본능적으로 이 책의 내용들을 미친 듯이 흡수시켰다. 마치 오랫동안 목이 말랐던 사람이 물을 마시듯이, 아픈 몸에 링거를 맞듯이.
감정은 플러스든 마이너스든 느낄 때마다 마음속에 조금씩 쌓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래 쌓인 감정이 그에 맞는 정신 상태를 만들고 현실의 일을 이끌어냅니다. 즉 마이너스 감정이 많이 쌓여 있으면 자신이 바라지 않는, 슬픈 마이너스 사건이 일어나고 맙니다.
평상시였다면 그냥 지나쳤을 책이었다. 하지만 그 책을 집어 든 것은 하루빨리 더 나은 상태로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이 점이 그나마 내가 전보다는 마음이 조금은 더 튼튼해졌다고 믿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끊임없이 불안정하고 여린 내 마음. 무언가의 도움이 절실했고, 이 책이 기가 막힌 처방전이 되어 주었다.
이 책을 통해 내 마음을 진료해본 결과 내 마음이 감기에 걸린 이유는 마이너스 감정의 포화 때문이었다. 마이너스 감정들이 마치 바이러스처럼 내 마음을 공격하고 있었다. 불안, 초조, 짜증, 분노, 질투, 예민함과 같은 마이너스 감정들이 가뜩이나 넓지도 못한 내 마음의 공간들을 모두 차지하고 있었다. 그때그때 해결되지 못한 그 감정들은 오래 묵어 썩어버린 것들도 있었다.
수많은 심리학 연구에서 인간은 미소를 지을 때 마음이 안정되고 힘이 솟는다는 것이 실증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나 자신을 위해 미소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진심으로 웃을 수 없을 때나 마음속으로는 마이너스 감정을 안고 있을 때도 의식적으로 미소를 짓도록 명심하세요. 그렇게 하면 정말 기분이 밝아져 마이너스 에너지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습니다.
'당연한 말 아니야?', '이미 다 알고 있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내용의 책이지만 다정하고 긍정적이고 따뜻한 문체와 짧게 짧게 넘어가는 각 챕터, 막연하지 않은 구체적이고 쉬운 방법들이,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는 이 책을 읽는 동안 플러스 감정들을 내 몸 안으로 투입시켜주었다. 단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들 때문이 아니다. 이 책이 주는 에너지, 이 책에서 반복하고 있는 긍정적인 어조가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이다.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쉽게 마음을 플러스로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허리를 펴고 자세를 바로 하는 것입니다. 자세를 바로잡는 것만으로 마음이 유쾌해집니다.
별것 아닌 것 같고, 당연한 것 같고,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방법들이 사방에 흩어져 무엇 하나 손에 쥐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했던 나에게 그것들을 모아 손에 쥐여준 책이었다. 나는 이런 책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익숙하다고 내 것이 아니다. 그저 알고 있다고 해서 내 것이 아니다. 저절로 되어야, 내 무의식이 저절로 내 안에서 실행시켜야 진짜 내 것이다. 손을 펴보니 정작 내 것이 없었다. 그때 이 책이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내 마음을 청소하는 방법, 마이너스 감정을 없애는 방법, 그리고 공간에 플러스 감정을 늘리는 방법, 편안해지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것이 필요해서 손을 펴보면 아무것도 없어 당황하게 된다. 떠올리려고 해도 뿌옇기만 하다. 그럴 때 이런 책이 꼭 필요하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견뎌낼 수 없는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듯,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견뎌낼 수 없는 마음의 감기에 걸렸을 때, 읽어줘야 한다. 이런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