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황하는 교대생 Oct 27. 2024

[위인이란?]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


구글에 '위인'을 검색한 결과











위 검색 결과에는 문제가 있을까 없을까?


1. 남성의 수가 훨씬 많고 남성이 상위에 있다. 여성의 경우, 특이하고 희귀한 사례로 다뤄지거나, 사회에서 여성에게 요구하는 정숙, 현모양처 등의 이미지에 제한되어 있다. 반대로 여성의 수가 훨씬 많고 여성이 상위에 있었다면, 남성 위인이 특정 영역에 제한되어 특이한 사례로 등장했다면, 이는 문제라고 여겨졌을까 아니었을까?


2. '위인'을 인터넷에 검색하는 목적은 주로 무엇일까? 초등학교 학생들이 위인을 조사하라는 숙제를 받고 구글에서 위인의 이미지를 처음 접한다면? 다른 무엇보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먼저 접하게 되는 시대에 이러한 검색 결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3. 위인이란 '삶에서 좋은 일을 하고 뛰어난 업적을 남겨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후세에 그 이름이 전해지는 사람'이라는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남성 위인을 알고 싶을 때는 '위인'을 검색하면 되는데, 여성 위인을 알고 싶을 때는 '여성 위인'을 검색해야 한다.


그것이 정말 문제인가?


- 실제로 여성 위인에 비해 알려진 남성 위인의 수가 훨씬 많고, 사람들이 그것에 관심을 보이기에, 검색 결과 남성 위인을 찾기 쉬운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사람들의 생각의 자유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


- 여성 위인이 특이하고 희귀한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그 시대에 '여성적'으로 여겨지지 않은 분야에서 '여성적'으로 여기지지 않는 업적을 남겼다.


- 정숙과 현모양처 등 그 시대의 '여성적' 가치로 여성이 인정받는 것은 잘못된 일인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여성적' 가치를 폄하하는 것이 아닌가?


- 젠더 문제뿐만 아니라, 인종, 연령 등에 따른 데이터 공백은 광범위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거대한 사회적 비용을 들여서까지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가? 꼭 해결해야 한다면, 왜 젠더 문제에 먼저 집중하는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여성 위인이 알려지지 못하고 관심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은 삶에서 '좋은 일'을 하고, '뛰어난 업적'을 남겨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후세까지 그 이름이 전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는가? 우리에게는 가려지고 지워진 여성 위인을 알 권리 또한 있다.


2. 여성 위인이 특이하고 희귀한 사람으로 소비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는 사회에서 규정한 영역 안에서만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적 가치와 남성적 가치가 나뉘는 것에는 문제가 없는가? 전통적으로 '여성적'이라고 평가되어온 분야에서 여성들이 인정받고 위인으로 평가받는 것 자체는 필요한 일일 수 있다. 그 영역들은 매우 중요하지만 저평가되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영역들 자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영역들 안에 여성들을 제한하고, 다른 영역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여성들을 '특이하고 희귀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은 여성의 진출을 막고 여성을 배제하는 것이다.


3. 여성은 인류의 절반이다. 또한 젠더 문제는 다른 문제에 겹쳐서 나타난다. 여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다른 많은 문제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유색인종 중에서도, 어린이 중에서도, 노인 중에서도, 장애인 중에서도 여성이기에 경험하는, 또는 여성이기에 더욱 심각하게 겪는 문제가 있다.


우리는 검색 결과가 우리 눈앞에 나타나기까지의 과정을 알 수 없다는 사실도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떤 원리로 우리는 이 화면과 마주치는가?


마지막으로, 애초에 '위인'이란 무엇인가? 위인이라는 것은 누가 정의하고 누가 발견할 수 있었는가? 누가 달성할 수 있는 개념이었는가? '좋은 일'이란 무엇이고 '뛰어난 업적'이란 무엇인가? 객관적인 위인이란 존재할 수 있는가?

작가의 이전글 교대 교환학생의 진로고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