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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황하는 교대생 Oct 27. 2024

딥페이크 시위 후기: 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여기 모인 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제발 좀)

딥페이크 때문에 혼자 힘들었을 때 쓴 글



살 것 같았다.

마음이 시원했고 내가 좋았다.

그리고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이 좋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

나보다 훨씬 열심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이 느껴져서 너무 고마웠다.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무섭지도 않았다.

슬프지도, 무기력하지도, 불안하지도 않았다.


학교에서 혜화역으로 가는 길에 수많은 검은 옷을 만났고,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였다.

정말 든든했고 감동이었다.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돗자리를 들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울컥했다. 


수요집회 이후로 시위는 처음이라 조금 두려웠는데, 

가지 않았으면 혼자서 훨씬 더 두려워했을 것 같다.

두려움은 내려놓고 나는 채우고 돌아왔다.


아는 분도 만나서 정말 반가웠다.

신기하게 자꾸 우연히 마주친다.

오늘도 우연히 옆에 앉아서 내내 힘이 되어주셨다.

가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딥페이크/성범죄강국/우리가/증거다

여기모인/여자들의/목소리를/들어라

딥페이크/성범죄강국/우리가/바꾼다

가해자는/감옥으로/피해자는/일상으로

딥페이크/성범죄강국/우리가/뒤집는다

대한민국/페미니즘/이제다시/시작이다


구호를 외치면서 울컥했고, 화가 났고, 기쁘기도 했다.

이런 구호를 함께 외치며 이런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좋고, 싫고, 또 좋고... 그랬다.

나는 비어버리지 않았다.

나는 여기 있고, 함께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나를 잃지 않고 어디서든 나답게 잘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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