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리규(伊万里牛) 스테이크 레스토랑 쇼(勝)
사가현에 속한 이마리(伊万里) 역시 소고기가 매우 유명하다. 사가규가 일본 3대 와규 중 하나라고 하는데, 그 중 사가현의 이마리시에서 자란 최상급 소고기만을 '이마리규(伊万里牛/이마리 소고기)'라고 부른다. 그런 이마리규를 자체 목장 운영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바로 '스테이크 레스토랑 쇼(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저렴하지는 않다.;;
메인 간판의 멘트부터 내 구미를 확 당긴 레스토랑이다. 'It's SHOW time'이라고 적혀 있는데, 'SHOW'는 이 식당 이름인 '쇼'를 말한다. 이런 유머를 갖춘 레스토랑의 스테이크 맛이 궁금해진다.
렌터카를 이용하면 찾아가기 쉽지만, 대중교통으로 이동한다면 아마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주차공간은 매우 잘 갖추어져 있다.
레스토랑 맞은편에서는 자체 목장에서 온 이마리규를 판매하고 있다.
입구 곳곳에는 각종 상패와 수상 사진이 있다. 분위기는 약간 옛날 경양식 레스토랑 같이 연식이 묻어나는 느낌이다.
카운터석에 앉으면 주방장이 직접 앞에서 구워주는 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 코스요리를 주문한다면 카운터석이 좋겠고 우리처럼 스테이크를 먹는 경우라면 편하게 테이블석에 앉는 편이 좋다. 나는 와규 서로인 성애자로서 미디움으로 150g짜리 스테이크를 하나와 사이코로 런치(サイコロランチ)를 주문했다. 사이코로런치의 '사이코로'는 주사위라는 뜻으로 이마리규 각종 부위를 주사위 모양으로 잘라 매일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메뉴이다. 이 밖에 에피타이저로 이마리규 스시를 주문했다.
먼저 런치세트에 포함된 스프가 나왔다. 데일리 스프같았는데 정확히 어떤 스프인지 모르겠다.
런치 메뉴 샐러드로는 발사믹 드레싱을 얹은 샐러드가 제공되었다.
곧이어 에피타이저로 주문한 이마리규 스시가 나왔다. 토치로 살짝 익힌 이마리규가 '초크초크'한 윤기를 흘리며 등장했다. 그 위에 타레 소스가 얹어져 있어 따로 간장은 제공되지 않는다. 살짝 구운 불맛도 좋고 언제 입에 넣었냐는 듯이 살살 녹는 식감도 좋았다. 에피타이저로 안성맞춤이었다. 총 5피스가 나왔는데 마지막 1피스를 남편에게 양보할 수 없었다.
본격적으로 스테이크가 등장하기에 앞서, 두 종류의 소스가 나왔다. 레몬소스와 양파소스였다. 스테이크와 결들인 결과 개인적으로 양파소스가 입맛에 맞았다.
먼저 서로인 스테이크가 올라왔다. 일단 두께가 매우 내 스타일이었다. 두툼한 스테이크는 보기만 해도 육즙이 가득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사가 여행 3일 내내 하루 한번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그러다보니 약간 느끼하기는 했다. 원래 스테이크는 등심보다 담백한 안심을 좋아하는데 와규를 먹을 때는 육즙 가득한 서로인을 먹어서 더 느끼했을 것이다. 그래도 와규 서로인의 육즙은 마치 샤오롱바오(小笼包) 안에 있는 육즙이 터지는 것 같은 풍성함이 있다.
평일 점심에 방문해서 인지 1일 10개 한정이라는 사아코로 런치도 맛볼 수 있었다. 각종 부위를 다양하게 구워 올려주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부위인지 모르겠지만, 담백함이 일품이라 나중에는 남편과 바꿔 먹었다. 기름기가 적은데도 질기지 않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다.
남편은 300엔을 추가하여 커피 한 잔을 했다. 총 7,580엔(세금포함)이 나왔는데 마지막 만찬이니 거하게 먹는 셈 쳤다. 이마리규를 비교적 싸게 먹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왔지만, 결과적으로 결코 싸지는 않다. 하지만 2010년 규슈 음식 그랑프리에서 2위를 했다는 이마리규를 먹어보지 않는 것은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일일 것이다. 좋은 선택이었다.
이렇게 3박 4일 여행에서 총 3번의 사가규/이마리규 스테이크를 먹으며 목표를 달성한 기분이었다. 그렇다면 이번 여행은 '와규 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