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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Oct 23. 2020

충분히 열심히 하셨어요

통대 입시 D-1

  이번 한 주 통대 입시 때 다니던 학원 쌤의 부탁으로 이대 통대 모의고사반을 진행했다. 그리고 시험이 내일로 다가왔다. 일주일 전에 하는 최종 점검 모의고사반이기 때문에 나도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적절한 텍스트를 고르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 한 주 전부터 온갖 사이트를 뒤져 5일 치 모의고사를 준비했다.

  첫날은 첫 만남이라 나도 긴장, 입시생들도 긴장. 어떤 팁과 어떤 솔루션을 제시해야 마지막 남은 일주일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며칠 해보니 내가 무슨 대단한 조언을 해 줄 수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저 더 많은 텍스트와 더 많은 메모리, 더 많은 통역을 한 사람으로서 스터디 파트너를 해줄 수 있는 정도.

  그리고 애초에 나도 합격하는 법 같은 것은 모른다. 내가 합격한 이유도 알려준 사람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감히 합격 수준이고 아니고를 판단하나 싶었다. 실제로 내 입시 시절보다 잘하는 분도 있다. 그런 분들에게는 정말 평소처럼만 하면 된다는 응원이 가장 큰 조언인 것 같았다.

  오늘 마지막 모의고사 날, 시험을 하루 앞둔 날, 입시생들에게 나누어줄 조그만 초콜릿과 함께 모의고사를 준비했다. D-1이다 보니 이미 나흘간 나를 보았는데도 왠지 긴장하는 것 같은 분들도 있었다.

  5일간의 모의고사로 차도가 있을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는데, 실제로 나의 별 것 아닌 조언도 다음날엔 바로 고치고 나아지는 분들이 있다. 감사한 기분이었다.

  한 분이 오늘 본인 차례의 모의고사를 끝내고 물었다. “쌤이 심사위원이면 저 뽑으실 거예요?” “네!! 저라면 뽑을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실로 잘하는 분이셨고 실력과 상관없이 이미 충분히 열심히 했다. 당락은 어차피 입시생의 의지와는 별개의 것. 그런 당락을 내가 정할 수 있다면 당연히 뽑겠다고 격려했다. 시험 하루 전 날까지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항상 해오던 것을 무던히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모든 분들이 노력에 대한 보답을 받을 수 있으시기를 기원한다. 3년 전 내가 느낀 울음을 터칠 만큼의 기쁨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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