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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Oct 14. 2020

알고 계신 동시통역은

동시통역이 아닙니다.

 잡서칭을 하다 보면 동시통역사, 동시통역가를 구한다는 글이 종종 보인다. 일반 기업에서 그냥 통번역사도 아닌 동시통역사를 뽑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에, 무슨 공고인지 자세히 보게 된다. 세부 내용을 보면 별다른 내용도 없이 조금은 밑도 끝도 없이 동시통역 가능한 분 구한다는 내용뿐이다.

 이런 경우 열에 아홉은 순차통역할 사람을 뽑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동시통역이 뭐고 순차통역이 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저 회사 입장에서는 화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의 ‘동시에’ 통역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동시통역사를 뽑는다고 공고를 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순차 통역이라는 용어는 모르고 동시 통역을 자주 들어보았기에 이게 맞겠거니 하고 생각을 한다던가...

 간혹 정말 동시통역사를 뽑는 회사가 있다. 이럴 때는 채용 세부 정보에 ‘사내 통역 부스 有’라든가 ‘위스퍼링 통역 要’ 같은 내용이 적혀있다. 예전에 통대 입시도 시작하기 전에 헤드헌터의 추천으로 중국 보험사의 통역직 면접을 본 적이 있는데, 이야기하다 보니 진짜 회의실에 통역 부스가 있어 동시통역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기한 적이 있다.

 예전에는 동시통역사를 뽑는다는 공고에 설레는 마음으로 즉시 클릭을 해보곤 했는데, 이제는 그냥 거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오늘 무슨 검색을 하다가 ‘동시 번역가’라는 단어를 보았다. 보자마자 ‘하... 정말... 동시

번역가는 또 뭐야... 무슨 번역도 동시에 해주길 바라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동시 번역가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 싶어서 눌러보았다.

 보자마자 ‘통역사 눈에는 통역만 보이는구나’ 싶었다. ‘동시(童詩) 번역가’였던 것이다. 보고 싶은 대로 보는 내 자신에 실망하면서, 문학 중에서도 제일 어려운 시를 번역하는 분이라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동시통역하고 싶다 정말. 마지막으로 부스 들어가 본 게 대체 언제 적인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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