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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타 도자기 플라자에서 만나는 1616아리타재팬

심플함의 극치, 1616아리타재팬 구매기

by DANA

아리타에 가 보고 싶었던 이유는 단순히 예쁜 도자기 그릇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주부들의 그릇 구매욕을 마구 불러일으키는 '1616아리타'의 '아리타'가 이곳이라는 것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남편이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구경도 못하고 돌아갔을 것이다. 폐점을 1시간 앞두고 급히 아리타 도자기 플라자(有田陶磁の里プラザ)에 도착했다. 다행히 아리타역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고 렌터카가 있어 다행이었다.


아리타 도자기 플라자는 아웃렛 형태로 총 25개 점포가 들어서 있다. 편집샵처럼 여러 브랜드 도자기를 파는 곳도 있고 고유 브랜드 상점도 있다. 우리의 목적지였던 모모타토엔(百田陶園)에서 1616아리타재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는 1616아리타 이외에도 다양한 도자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도자기 플라자에 들어서서 안으로 쭉 들어가다 보면 오른쪽에 모모타토엔이 있다.


매장 입구에서부터 1616아리타재팬 포스터가 보인다. 아마 이 곳에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도 1616아리타인 듯하다.


1616아리타재팬은 옛 기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네이밍이다. 아리타에서 도자기가 처음 만들어진 것이 1616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방문했던 2016년이 바로 아리타야키(有田焼/아리타 도자기) 탄생 400주년이 되던 해였다. 아리타야키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아리타야키와는 다른 디자인 어프로치가 바로 1616아리타의 가장 큰 특징이고 이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mmmg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나는 이전에 딱히 그릇에 큰 욕심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예쁘다.. 근데 내가 사기엔 좀 비싸다..' 정도였다. 그래도 국내보다 반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나니 약간 사치를 부려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둥근 접시가 이미 많아 사각 접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보면 유광보다는 무광이 훨씬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사서 사용할 것을 생각하니 유광이 실용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감이 곱고 매끈한 디자인의 접시와 찻잔, 주전자도 많았는데 실제로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미련을 버렸다.


결국 사각 플레이트 6종과 함께 소나무 재질의 라테 거품기를 샀다. 사실 라테 거품기는 과소비였다. 실제로 돌아와서도 아직 한 번도 쓸 일이 생기지 않는다.;; 남편은 아메리카노만 마시고.. 나는 커피도 잘 안 마시고...;;


가격은 국내의 거의 절반 정도였다. 굳이 이것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 여행겸 들러 산 것이니 나름 저렴하게 잘 구입한 것 같다. 가볍고 실용적이라 매우 즐겨 쓰고 있다.


구매를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어가려 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커피 한 잔을 권하기에 1616아리타 커피잔에 커피도 한 모금 하고 왔다.


원래 쓰던 그릇이 무거운 편이어서 그랬는지 1616아리타의 가벼움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가벼워서 설거지할 때 조심하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쉽게 깨질 것 같지는 않다. 모처럼 한 그릇 쇼핑이었다. 나도 주부임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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