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가여행, 그리고 APA호텔
사가공항은 매우 작고 국제선은 서울발 티웨이항공과 상하이발 춘추항공 둘 뿐이다. 사가 여행을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후쿠오카 여행에서 사가를 들르는 경우가 많은데, 사가 공항에서 여행을 시작하더라도 도심인 사가역으로 가는 공항버스가 있어 이동이 용이하다.
사가공항 - 사가역 공항버스 이용하기
공항에서 나가면 바로 초록색 공항버스를 볼 수 있다. 버스 앞에는 마치 암표를 파는 듯한 아주머니가 가방을 메고 서 계시는데, 공항버스 표를 파는 분이다. 당황하지 말고 그분께 왕복 티켓을 구입하면 된다. 편도는 1인당 600엔, 왕복은 1000엔이기 때문에 사가에서 여정을 시작하고 끝낸다면 왕복 티켓 구매가 더 이득이다.
중요한 것은 버스가 시간표대로 출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행기에서 내린 국제선 승객을 모두 태우고 갈 생각인 듯 했다. 원래 시간표보다 30분 늦게 출발했고 나중에는 서서가는 승객도 있었다. 그러므로 공항에 도착하면 우선 버스티켓을 사서 버스에 올라 자리를 맡을 것을 추천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서 가거나 통로에 펼쳐 앉는 좌석에 앉아야 한다. 사가시내까지는 30분 남짓이라 긴 시간은 아니지만, 꽤 불편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사가역 - 사가공항 공항버스 이용하기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는 버스는 사가역 바로 옆에 위치한 버스센터의 1번 승차구에서 타면 된다. 공항버스 시간표는 위와 같다. 시간 옆에 빨간 동그라미가 붙은 것은 사가역에서 공항까지 논스톱으로 운행된다. 대부분의 티웨이 승객이 이용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편이다. 사가역에 올 때처럼 서서가는 승객은 없었던 것 같으나, 모두들 처음 도착한 날 버스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아는지 출발 시간이 멀었는데도 승차구 앞에 줄을 길게 섰다.
일본 소도시에서는 호텔에 대한 기대를 버리자!!
일전에 나가사키의 JR 큐슈 호텔을 이용한 적이 있어 비즈니스 호텔에 대한 큰 거리낌은 없었다. 일본 비즈니스 호텔이 작기는 해도 있을 것은 다 있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가에서는 호텔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마침 여행 갔던 때에 천황 탄생일이 겹쳐 연휴가 되는 바람에 호텔비용도 비쌌고 방이 없는 곳도 많았다. 이러다가는 호텔 예약조차 어렵겠다 싶어 급히 사가역 근처의 APA호텔(APAホテル, 佐賀駅前中央)로 결정했다. 사실 APA호텔보다는 도요코인과 루트인이 사가역에서는 더욱 가까우므로 참고바란다.
자세한 설명에 앞서 덧붙여 두고 싶은 것이 있다면, APA호텔을 굳이 추천하지는 않는다. 아래 설명만 보아도 좋았던 점 보다는 불편했던 점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우익 세력의 영향을 많이 받은 호텔이라 어떤 곳에는 일본의 위안부 만행을 부정하는 서적도 배치되어 있다고 하니 굳이 이곳을 우선순위에 둘 필요는 없다. 이런 사족을 붙이는 까닭은 이렇게 공개적으로 APA호텔에 대해 포스팅을 하는 것 자체로 홍보가 된다고 우려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사가 APA호텔에는 일본 우익 서적은 없었지만, 불편한 점이 꽤 많았으므로 다른 호텔을 예약할 수 있다면 그러는 편이 좋다.
구조는 여느 비즈니스호텔과 비슷한데, 예약 당시 비흡연룸이 없어 부득이하게 흡연룸으로 예약했다. 첫날 도착했을 때 담배 냄새가 많이 났다. 방 안에 비치된 탈취제를 매일같이 뿌렸다. 그런데다 창문이 열리지 않아 답답하다. 매일 아침 나갈 채비를 할 때마다 남편은 땀을 뻘뻘 흘렸다. 나 역시 그랬다.
룸 열쇠도 아날로그였다. 열쇠로 방 문을 열고 입구의 열쇠 넣는 곳에 꽂으면 불이 들어온다.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으나, 아무래도 카드키보다는 문 여는데 시간이 약간 더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화장실도 일본 비즈니스호텔에서 자주 보던 구조이다. 다만 세면대의 온수/냉수꼭지가 나뉘어져 있다. 어매니티는 벽에 부착된 상태로 바디클렌져와 샴푸, 린스가 있다. 비누 역시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
비데가 설치되어 있고 어매니티 중 마음에 들었던 것은 샤워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스폰지가 있던 것이다. 다음날 온천하러 갈 때도 가져가서 사용했다.
침대는 더블침대라서 약간 좁다. 이불은 벽쪽 부분이 커버를 바꿀 수 있도록 벌어져있는데, 자다가 간혹 속이불이 몸에 닿는 기분이 있어 신경쓰였다. 혼자 이용한다면 큰 불편없을 것 같다.
이 호텔의 한가지 특징은 '에코플랜'이라는 캠페인을 한다는 점이다. 요즘 호텔 중에 환경보호를 위해 침대 커버를 바꾸지 않으면 하루견과를 준다던지 다른 베네핏을 주는 경우는 자주 보았다. 이곳은 생수를 주는데 그 방식이 매우 하드코어(?!)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룸 청소 대신 생수를 받고 싶으면 클린업 자석을 방 문에 붙이고 나가고 생수보다는 청소가 되어 있기를 원한다면 나갈 때 방 문에 아무것도 붙이지 않아야 한다.
둘째날 아침 방 문에 "Do not disturb"와 "Clean up please"가 각각 양면에 쓰여진 자석을 붙이고 나가려던 중 일반적인 청소를 요청하는 메시지가 아닌 좀 더 복잡한 설명이 쓰여져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 그냥 붙이고 나갔다. 저녁에 돌아오니, 이불이며 화장실이며 청소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고 새수건과 비어진 쓰레기통만 보였다. 이게 뭘까 싶었는데, 이렇게 수건 교환과 쓰레기통 청소만 하면 생수 2병을 준다. 이것이 호텔에서 홍보하는 일반 에코플랜보다 한단계 더 높은 에코 캠페인이었다. 청소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려 셋째날 아침에는 방문에 아무것도 붙이지 않았더니, 그날은 청소가 되어 있었고 대신 생수는 없었다. 생수 대신 200포인트 쿠폰이 놓여져 있었다. 이 쿠폰을 프론트에 내면 생수로 바꿔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들으니 인터넷으로 APA호텔 회원가입을 한 후 포인트를 등록해야 사용이 가능했다. (생수..안받고 만다)
또한 기본적으로 이 호텔은 환경보호를 위해 3박까지는 이불 커버를 바꾸어주지 않는다. 만약 정 찝찝하다면 프론트에 전화하여 별도로 요청해야 한다.
복잡한 설명이지만, 우리 부부는 만약 사가시에 다시 방문한다면 다른 호텔에 머무를 것이고 부득이하게 또 APA호텔에 머무르게 된다면 생수 대신 청소를 택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생수 정도야 드럭스토어에서 싸게 구입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사가시내에서는 호텔에 대한 기대를 약간 버리면 마음이 편해진다. APA호텔을 굳이 추천하지는 않지만, 우리 부부처럼 부득이하게 이용하게 된다면 위 내용들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