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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Jul 14. 2020

그냥 사니까 살 때도 있는 거지.

당장 삶의 목표 없으면 어때

 오랜만에 막냇동생과 통화를 했다. 요즘 왠지 기운이 없어 보여 걱정이 됐다. 다행히 그 사이에 좀 나아졌는지 통화 목소리가 괜찮았다. 그리고 요 며칠 기분이 다운됐던 이유를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는 극복을 했기 때문이리라.

 장마철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삶의 의미가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다고 한다. 내 인생의 목표는 무얼까 하는 생각. 그래서 상황만 맞았다면 다른 도시에서 한 달 살기라도 하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보고 싶다고 했다(현재 본가에 살고 있다). 이 말을 듣고 약간 피식했다. 물론 지금은 한 달 살기 같은 건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지만, 상황이 받쳐준다고 해도 결국 실행으로 옮기기 전에 나락으로 빠졌던 기분이 원래로 돌아올 것을 안다.

 막내는 나와 성격이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이해는 간다. 나도 그런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데, 나 같은 ‘모태 집순이’는 결심을 하는 순간 현실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집이 너무 아늑하게 느껴지고 떠나고 싶은 의욕도 사그라든다.

 당장 삶의 목표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냥 지내다 보면 어느 날 목표가 또 생길 수도 있는 거지, 당장 오늘 내로 목표를 만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기분 안 좋을 때는 며칠 멍하게 보내도 상관없지 뭐. 마침 장마철이고 휴가철 같지 않은 휴가철도 다가오니 나름 마음도 좀 쉬면 되는 거다. 그럼 어느새 날도 맑아지고 나도 맑아지고 의욕도 생기고, 그때 다시 하면 되지.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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