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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Aug 20. 2020

오늘 하루의 토막들

 자기 전 오늘 하루 중 기억나는 토막을 기록해 본다.


 - 유독 바쁜 날이어서 9시부터 바로 일을 시작하려 자리 잡고 앉았는데, 습관처럼 무심코 태블릿과 노트북의 OS 업데이트를 눌러 버려 멍하니 30분을 보내고 말았다. 오늘 한 행동 중 가장 어처구니없는 부분.


 - 최대한 12시간 공복을 지키려고 노력하다 보니 오늘 아침은 8시 넘어 먹었다. 배가 고프면 언제나 호기로워지는 나. 냉장고 안에 있던 치즈 케이크 상자를 꺼내 정말 호기롭게 거의 1/4을 잘라서 접시에 담았다. 커피 한 잔 아이스로 뽑아 앉아서 먹는데, 역시... 한 네 입 정도 남으니 배가 부르고 그것보다도 느끼해서 먹기가 힘들었다. 불과 10분 전 호기롭게 치즈케이크를 ‘숭덩’ 자른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 요즘 방에서 라디오 켜고(때로는 끄고) 일하는 것이 좋아서 매일 그러고 있는데, 그런 내가 갑자기 낯설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배경음악으로 TV 소리가 없으면 어색해하던 나인데... 라디오 소리가 거슬려 잠시 끄고 가만히 있으면 어디선가 공사 소리도 들리고 아이가 울고 웃는 소리, 새소리, 매미 소리, 베란다에 매단 풍경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들린다. 이런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을 때 진짜 여유를 느낀다.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듯 주변 소리도 들어 보자. 힐링이 된다.


- 엊그제 저녁에 모기에 물렸는데, 오늘 낮까지도 잡지 못했다. 침대에는 캐노피형 모기장을 해놓아서 자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집안 어딘가에 모기가 있다고 생각하니 자꾸 다리가 가렵다. 약간의 야근을 마치고 요가를 하는데 마지막 시바사나에 들어가려는 순간 귀 옆에서 윙윙... 하... 땀냄새를 귀신같이 알고 오는구나... 정리 동작에서 제대로 머무르지 못하고 요가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샤워하고 나와 소파에 앉아 있다가 모기를 잡았다. 이유 없이 다리가 가려운 기분도 사라졌다.


별 것 없지만 그래도 알차게 내 할 일에 열심이었던 하루였다. 아! 아침에 빤 이불이 오후에 바싹 말라 기분 좋았던 하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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