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A Aug 24. 2020

프리랜서에게도 월요병이...

 프리랜서는 원래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기 때문에 월요병이 적은 것 같다. 그리고 적당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월요일이 약간 기다려지기도 한다. 특히나 요즘은 오전에 라디오 틀어놓고 번역할 때 집중력이 좋아서 이 시간을 즐긴다.

 그런데 오늘 월요일은 조금 달랐다. 8시쯤 책상에 앉았는데 눈이 너무 무겁다. 정신이 졸린 건 아닌데 눈이 매우 졸린 상태. 그리고 덥다. 오전부터 너무 더웠다.

 갑자기 빨래가 하고 싶어 졌다. 집중이 안되니 별게 다 하고 싶다. 마침 햇볕도 좋으니 빨래를 하기로 했다. 어제 한 빨래가 이미 바싹 말랐다. 세탁기를 돌리고 잘 마른 옷들을 갰다. 오늘 점심은 상큼한 것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점심을 생각에 좀 더 힘내서 집중해 보기로 했다.

 남편에게 집으로 샐러드 하나만 주문해달라고 했는데 최소 주문 금액이 15,000원. 그냥 가서 먹고 오기로 했다. 나간 김에 음료도 사 오고 싶어 져 텀블러를 챙겼다. 정수리 바로 위에서 내리쬐는 햇볕 아래를 걸어 찾아간 샐러드 가게는 상쾌했다. 배달원들만 계속 드나들고 홀에서 먹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조용히 멍 때리며 샐러드를 먹었다. 샐러드 가게는 주문이 많아 보였다. 매장에서 한가한 건 나 한 사람이었다.

 역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갔다. 기한이 다 되어가는 무료 쿠폰울 쓰려고 했는데 없는 걸 보니 남편이 썼나 보다. 민트가 들어간 차가운 음료를 주문했다. 카페도 조용했다. 시간대가 점심시간이라 그런 건지 코로나 때문인지... 금세 음료가 준비되어 다시 집으로 향했다. 천천히 걸어야 좀 덜 더울 텐데 성격이 그러질 못해, 땀이 삐질삐질 났다. 음료 마시며 잠시 거실에 앉아 있었다.

 오후에야 조금 정신이 차려지는 것 같았다. 속도 내어 오늘의 몫을 끝내고 잠시 요가의 시간.

 월요병이 정신적으로는 오지 않았는데, 육체적으로 왔나 보다. 이상하게 피곤함이 여느 날보다 심했던 월요일이다. 하긴 생각해보면 회사 다닐 때도 금요일이 일주일 중 가장 힘들 것 같지만 월요일이 제일 힘들었다. 주말에 쉬고 새로 시작한 첫 평일인데도 월요일이 금요일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다. 오랜만에 월요병의 컨디션이 찾아오니 조금 힘들었는데, 그래도 다행히 집에서 맞은 월요병이라 내가 원하는 대로 여유를 가지고 컨디션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주말에 일을 좀 해둔 것 역시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 할 일 다 했으니 내일을 위해 오늘을 푹 쉬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