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지금만이 있을 뿐
나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다.
요즘은 인생의 정답이나 오답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 해답은 저마다 다르고
개인 안에서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
오로지 소비만이 있는 이 제주생활이
누군가에게는 한심할 수 있지만
내게는 이 생활이 정답이듯이 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에서는 답답해서 절대 못 산다고 생각했던 나.
하지만 아이가 셋이 생기고 회사에서 사람에 치이다 보니
이제는 제주에서도 사람 마주칠 일 없는 시골이 나의 정답이 되었다.
다들 내게 그런다.
그 동네 너무 조용하지 않느냐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ᆢ
사실 그래서 선택했던 이곳이다.
나는 이곳이 조용해서 너무 좋다.
제주 오기 전 공황장애가 있었다.
백 미터를 전력질주한 것처럼 숨 쉬기가 힘들었고
그 상태가 약 40분이 지속되었다.
죽을 것 같았고 눈물이 흘렀다.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모습에 놀랐고
애 아빠는 부랴부랴 회사에서 집으로 달려왔다.
그때 제주행을 결심했다.
친정과 시댁의 괴롭힘
회사의 텃세
워킹맘의 아이 셋 육아
막내의 어린이집 문제
치매 아버지의 요양원 문제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내게 쏟아졌고
내가 살기위해 무조건 도망가야 했다.
지금 제주에서 난 매 순간을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물론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삐걱거리는 부분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했지만 (사기도 당할뻔 했다!)
이 정도면 견딜 수 있는 정도다.
누구나 자신의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은 시시때때로 바뀐다.
나 조차도 내일의 내 기준을 알 수가 없으니.
일단은 누가 뭐라든 지금은 만족한다.
매 순간의 내 선택에 후회 없고,
내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인생에서 쉽게 누릴 수 없을 것 같은 쉼표를 누리고
이쁜 내 아가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 순간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