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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Aug 20. 2021

내게는 지금만이 있을 뿐

나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다.  

요즘은 인생의 정답이나 오답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 해답은 저마다 다르고

개인 안에서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  


오로지 소비만이 있는 이 제주생활이

누군가에게는 한심할 수 있지만

내게는 이 생활이 정답이듯이 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에서는 답답해서 절대 못 산다고 생각했던 나.

하지만 아이가 셋이 생기고 회사에서 사람에 치이다 보니

이제는 제주에서도 사람 마주칠 일 없는 시골이  나의 정답이 되었다.   


다들 내게 그런다.

그 동네 너무 조용하지 않느냐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ᆢ


사실 그래서 선택했던 이곳이다.

나는 이곳이 조용해서 너무 좋다.  


제주 오기 전 공황장애가 있었다.  

백 미터를 전력질주한 것처럼 숨 쉬기가 힘들었고

그 상태가 약 40분이 지속되었다.

죽을 것 같았고 눈물이 흘렀다.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모습에 놀랐고

애 아빠는 부랴부랴 회사에서 집으로 달려왔다.

그때 제주행을 결심했다.  


친정과 시댁의 괴롭힘

회사의 텃세

워킹맘의 아이 셋 육아

막내의 어린이집 문제

치매 아버지의 요양원 문제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내게 쏟아졌고

내가 살기위해 무조건 도망가야 했다.  


지금 제주에서 난 매 순간을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물론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삐걱거리는 부분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했지만 (사기도 당할뻔 했다!)

이 정도면 견딜 수 있는 정도다.  


누구나 자신의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은 시시때때로 바뀐다.  

나 조차도 내일의 내 기준을 알 수가 없으니.

일단은 누가 뭐라든 지금은 만족한다.  


매 순간의 내 선택에 후회 없고,

내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인생에서 쉽게 누릴 수 없을 것 같은 쉼표를 누리고

이쁜 내 아가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 순간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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