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사실은 출판사 사장님이야

어린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선생님의 몸부림

by 그냥출판사

"얘들아, 사실은 선생님 투잡이다."


"네?"


휘둥그레진 눈동자 스물다섯 세트가 내 입을 본다.


"선생님은 출판사 사장님이거든. 작년 12월에 개업했어."


"네에에~?"


입이 슬쩍 벌어진 지우, 의심과 호기심으로 이마를 찡긋하는 유진이, 풀 뚜껑을 만지작거리던 손장난을 멈추고 고개를 번쩍 드는 동수.


' 오홋, 성공 '


17년 차 초등교사인 나는 무엇보다 아이들 표정을 읽는 것만큼은 전문가이다.


이 얼굴들은 바로, '선생님 빨리 말해주세요. 궁금하다고요. 네! 네! 네?'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들의 찐 관심을 끌고 그것이 오래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교사가 되고 나서야 알았다.

<교사가 열심히 가르침 = 학생은 무언가 배움>의 공식은 완전히 틀렸다.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그러니 열심히 배워야 해!' 라떼는 통했는데 지금은 영 아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려던 나의 어릴 적 꿈은 결코 나 혼자 이룰 수 없는 꿈이었던 것이다.

그분들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 것.


교사가 제시한 주제에 매료되어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회로를 돌릴 때 비로소 배움이 시작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은 이제 옛 말.

웬만한 칭찬에도 요즘 아이들은 꿈쩍하지 않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들은 더 까다로운 고객님들이 된다.

물론 배움 자체에 희열을 느끼는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예외다. (매년 두 세명 정도)

선생님에 대한 호감으로 마음이 열려있는 성실이 들도 있다. (매년 다섯 명 정도)

그들은 단골손님처럼 늘 달궈져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외에 열댓 명이 더 있다는 사실.


어떻게 우리 반 모든 아이들에게 <읽고 쓰는>것의 즐거움을 알려줄 수 있을까?

나의 고민은 퇴근 후 잠들 때까지 이어지곤 했다.


뭔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그 결과가 <출판사 프로젝트>.


보통의 출판사에서 하는 것들을 우리 반 아이들과 해 볼 생각이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며 나는 단박에 알아차렸다.


'이 출판사는 성공이다.'


일부러 약간의 뜸을 들이고 나서 내가 말한다.


"얘들아, 이 출판사에는 소속 작가님들이 스물다섯 분 있어."


아이들은 이번에는 콧구멍까지 벌렁거리며 서로 눈을 맞춘다.

녀석들의 머릿속에서 생각이 시작되고 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