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못했던 질문
나의 출판사 사장님 고백으로부터 겨우 이틀 후,
한 여자아이가
"선생님, 저 이따가 마치고 질문해도 되나요?"
굳이, 남아서?
뭔가 꽤 중요한 질문을 할 것 같은 비장한 아이의 표정에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윤이는 감정이 모두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는 유난히 투명한 아이이다.
표정에 다 나타나다 보니 선생님 입장에서는 아이의 마음을 읽기 쉽고 우리는 담백한 대화를 하게 된다.
발표를 할 때는 얼굴이 찡끗 찡끗 움찔거릴 정도로 긴장을 해서 말이 꼬일 때가 많지만 그래도 번쩍 손을 들어 발표하는 모습이 참 멋진 아이다.
학기 초에 두통이 있어 약을 먹는 나에게
"선생님 많이 아프세요?"라며 살갑게 말을 건네주던 아이.
음...서윤이가 친구문제로 고민이 있는 걸까?
"선생님, 그 출판사요.
제가 책을 내면 수익금은 어떻게 돼요? 선생님이 다 가져가시는 거예요?"
눈을 동그랗게 뜬 아이의 질문.
"어? 수익금?"
미처 생각을 못해본 질문 앞에 순간 당황했다.
이 출판사는 가상출판사이고
사실 너희가 정말 책이란 걸 완성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선생님도 출판사는 처음이라 아직 '무계획'이라고 고백하기엔 이틀 전 내가 너무 야무지게 뻥을 쳐둔 셈이다.
'모두 진심이었지만
선생님도 초짜라 아직 우리의 미래를 몰라'라고
할 수는 없고......
" 수익금? 작가님들 인세는 보통 책 가격의 10퍼센트야. 만원에 팔면 작가님은 천 원 받는 거지. 그만큼 책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들거든. 그러니까 많이 팔아야겠지?
우리 서윤이 베스트셀러 작가님 되면 좋겠다. 쌤이 열심히 도와줄게."
나이스.
이 정도면 괜찮았다.
교사를 할수록 순간대응력은 훌륭해지는 게 분명하다.
그냥 우기기나 눌러버리기가 아니라 아이가 진심으로 납득이 되어야 성공이니 장담은 못하지만.
"휴, 다행이에요!"
아이는 의외로 쿨하게 10퍼센트를 받아들인다.
왜 90퍼센트를 작가가 받지 못하냐고 묻지 않는 게 의아하다.
나는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적은 지분에 깜짝 놀랐었는데.
금액이 잘 와닿지 않았던 걸까?
천 원이라도 받는다니 감지덕지인 걸까?
정말 안도하는 표정으로 기분 좋게 하교하는 아이다.
이렇게 빨리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될 줄이야.
인세라....
정말 '팔기'까지 하려면 애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글을 써야
가능할 텐데......
그건 그렇고 어디다 팔지?
갑자기 어디선가 출판사 사장님 늙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