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후의 커피

by 가면토끼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커피를 주문한다.

얊은 책 한 권 꺼내 들고 휴대폰을 꺼둔다.


저장해 둔 애칭이 불린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고소한 커피 향이 코끝을 스친다.


따스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내려다보니 조그맣게 구름이 떠다닌다.



살포시 기대앉아 너에게로 향한다.



커피 한 모금, 문장 한 줄.

추억한 모금, 후회한 줄.


창문을 두드리는 낯선 바람에 볕은 꼬리를 감추고

커피는 까맣게 타버렸다.


한 모금의 씁쓸한 맛.

한 줄의 슬픈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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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