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무서웠어.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장막이 쳐지자
차를 멈추었지.
번개소리에 우린 더 가까워졌고
지나가는 차량의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네 입술을 찾을 수 있었어.
세차게 때리는 빗방울이
서로를 찾는 우리의 목소리를 숨겨주며
우리만의 요새가 되었어.
어디로든 갈 수 있었지만
어디로도 가지 않았지.
내 옆엔 네가 있으니.
농밀한 공기가 우리를 가득 채워주고
그 위에서 사랑을 말할 때
침묵의 떨림을 느꼈어.
그 순간,
우리 사랑이 지워질까 무서웠어.
비는 흔적을 남기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