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하늘.
주변을 둘러싼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고
낮은 숨이 그 위에 켜켜이 쌓인다.
거목의 잎들이 가볍게 흔들리자
바람은 더욱 신난 듯 짓궂은 웃음을 짓는다.
머리에 질투를 깊게 눌러쓰고서
너를 '보내지 않겠다' 결심한다.
나는 너를 못 보내겠다.
아름다운 이별이란 없는 거니까.
잔인한 사랑의 주인이 되려 한다.
지독한 이기주이자가 되려 한다.
우리가 손을 잡고
함께 걷던 그 시간,
우리가 만찬을 즐기며
서로의 입에 넣어주던 달콤함,
우리가 총총하게 빛나던 별과 함께
지새운 수많은 밤,
이제 더 이상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수 없는 시간들.
사랑의 유효기간은 끝났다.
뒤집어놓은 모래시계의 마지막 한 알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며 추억마다 희미하게 번진다.
보내지 않겠다는 결심이
산산이 부서진다.
부서진다.
산산이 부서지고 난 자리에
반짝이는 조각들.
아름다운 사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