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달이 어둑한 밤을 주름잡고 홀로 떠오른다.
달을 피해 밤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으며 적막한 도심을 잠재워버린다.
비스듬히 열린 창문 사이로 살금살금 기어들어온 달빛에 우리는 꿈을 꾸었다.
밤을 이불 삼아 덮고 있으니 어느새 간지러운 손놀림에 몸이 둥둥 떠오른다.
솜털 한 올 한 올 온 신경이 곤두서며 침대에 누워있는 너를 내려다본다.
상현달을 피해 도망친 별들이 너의 눈동자에 숨어 있었구나.
아름다운 그 자태에 눈이 멀어 버렸다.
더듬거리며 서로를 찾아내 끌어당기고 입맞춤을 나눈다.
혹여나 이대로 잃어버릴까 꽉 더 꽉 끌어안으며 구속시킨다.
필요한 건 오직 너, 너뿐이다.
더 깊이, 깊이 네 안으로 피어오르는 독을 뿜어내고 서로를 깊숙이 빨아들이며 우리의 밤을 장식한다.
긴 밤은 끝나지 않는다.
폭풍우가 지나가고 바람이 잔잔해지면 이슬이 내리는 소리에 귀 기울인다.
유난히도 어두웠던 밤, 우리는 꿈을 꾸었다.
가장 아름다운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