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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쓰는 연습, 보는 연습


돈 천 원 주고 풍경을 사러 들어갔다

새소리를 덤으로 얻었다


의자에 앉았으나 의자가 아니었다

땅벌레들이 덤으로 얻어낸 그늘이었다


하루를 조금 떼어주고

기억을 조금 떼어주고


떼어내다 말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벌레처럼 혼자서 머리 위를 본다


나를 떼어주고 얻어낸 너

지나가고 없는 창경궁

내가 앉아있는 그늘


조각난 기억들이 나무를 타고 올라갔는지

올라가서 하늘을 가리키는지

잠을 자고 싶었다

시간의 그늘을 덮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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