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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짓는 사람

시 읽는 마음


시를 궁리하는 일이란 마음을 자꾸 딴 데다 두는 일이 아니면, 딴 데로 달려가는 마음을 다시금 붙잡아 세우는 일은 아닌가


시를 짓는 사람의 일상이 어떠한가 골똘히 생각 중입니다


시 제목이 도드라지도록 낱말을 고르고 말의 모서리를 더듬는 일은 옛 시인의 시간을 고스란히 다시 밟느라고 떼꾼한 정신으로 살아가는 일은 아닌가 해요


40년 동안 시를 써오신 김혜순 시인의 시집을 조금씩 나누어 꼬박꼬박 읽는 한 주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40년을 살아가는 마음을 기록하고 세련하며 40년의 인생을 고스란히 겪고 있겠지요


쳐다볼 때마다 보이지 않는 것까지 죄다 쳐다보는 시간에 도착하며, 읽을 수 없는 기호의 안 쪽을 헤집어내는 갈고리 같은 심정이 되는 순간들이 3년에 한 번씩 새롭게 집을 지었어요 잔잔하고 소란스러운 말의 집을요



#김혜순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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