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연습, 사는 연습
언제였는지도 모르게 시간을 잃어버린 이 물건은 이거 한번 써보세요! 하며 선물로 등장했을 때의 그 고마운 마음을 어디다가 숨기고 돌아왔을까 며칠을 찾아도 없던 걸 보니까 자기한테는 무척 넓었었나 본데 내 방 안에 숨어있던 이 보라색 잉크펜은 혼자서 무엇을 무엇을 읽고 쓰다가 말끔한 얼굴로 안 그런 척 돌아온 것일까
나처럼, 어쩌다가 길을 잃었을까
언젠가 학교 다닐 때 자주 보라색으로 편지를 쓰던 그 보라색 글씨들은 이미 색이 바랬을까 그래서 안 보이는 것일까
다행이다 다행이다
다시 써보자 다시 마음을
읽어보자 하고
마음먹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