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뭐가 묻네 자꾸

쓰는 연습, 사는 연습


아이는 다가와서 엉겨 붙기를 좋아합니다

자기 다리를 내 몸 위에 자기 팔도 얼굴도

내 몸 위에 자꾸 올려놓습니다

어제는 아빠가 말했습니다


-뭐가 묻네! 자꾸!

-뭐라구?

-뭐가 묻는다구!

-그게 무슨 말이야!

-아빠 몸에 뭐가 묻는다구!

-묻어? 그게 무슨 말이야?


아빠 몸에 니 몸이 묻는다구

아빠 몸에 니 마음이 묻는다구

아빠 몸에 사랑스러운 니 얼굴이

묻는다구 자꾸

그래서 너무 좋다구

잘 자~


아이는 웃었습니다

묻는다는 말이 왜 이렇게 웃기냐?

그렇게 말하는 거 처음 들어본다며


아빠는 눈을 감고 그대로 곯아떨어졌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