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파리처럼 하루하루 끝도 없이

서광일의 두 번째 시집

9월 8일 말하자면


말하자면 이러한 문장들을 읽고서 밑줄을 긋고 있는데,


“… 하지만 잠은 왜 몸으로만 오고 마음으로 안 올까… 새벽의 달빛. 한때 내 영혼이 사라진 유행가로 가득했던 적이 있었지… 잠을 잘 수 있다면. 몇 겹의 잠 속으로… 어디선가 적의로 가득한 음악이 들려오는 새벽… 그러므로 내가 혐오하는 것은 결국 평생을 후회하는 자들이지… 자작나무는 달빛을 잃고 고요하다…. 오래도록 적의를 감추고 있는 사람들의 저 무심한 구두 소리… 내 생은 결국 무한한 침묵을 찾아간다…”


마침 이장욱의 문장을 밑줄 치며 읽고 있는데, 극단 작은신화 배우, 서광일이가 두 번째 시집을 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내일은 서점에 가서 광일배우의 시 한 다발 사들고 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단톡방에다가, 새벽 깊은데, 이렇게 끄적였다.


"그리고 나는 시도 써야 해!"라고 큰소리로 외치던 서광일 배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옵니다. 봄이었고 늦은 밤이었고, 오랜만에 만난 서커스에서, 반가운 그 얼굴이었습니다. 대개 쓰는 고통이 크면 우린 쓰지 않고, 안 쓰는 고통이 더 큰 사람만이 쓴다고 하는데, 우리 작은신화의 시인 서광일 배우는 기어코 다 썼군요. 두 번째 시집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0년째당신을기다리고있는

#서커스싸구려관람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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