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오늘의 탄생

젖은 날개를 펼치고


화초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빗물 받아놓은 다라이 한가운데 뭐가 꿈틀거립니다. 물에 빠진 벌 한 마리를 쳐다봅니다.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저 놈은 저러다가 곧 죽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서둘러 물에서 건져주었습니다. 넓은 이파리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날개가 물에 젖어서 일어서기도 힘이 듭니다.


잠시 다른 곳을 봅니다. 날씨는 덥고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합니다. 문장들. 말들. 감정들. 동작과 거리. 침묵과 음악소리.


다시 돌아보니 날아가고 없습니다. 녀석은 어떤 빛으로 오늘을 살아갈까요. 나는 또 어떤 몸으로 하루를 걸어가야 합니다. 등장인물과 실제를 혼동하면서 주어진 시간을 잘 지내야 합니다.


오늘의 오디션, 준비는 단단히 된 듯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짙은 보라색을 마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