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쳐스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
잘 보지도 않는 TV를 트니 <티쳐스>가 나왔다.
제주도 1등 소녀가 강남 대치동에서 레벨테스트를 하는 장면이었다.
단편적으로 그 장면만 봤을 때 거부감이 들었다.
학원 선생님이 15문제 정도는 어렵지 않게 풀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학생들이 학업에서 받을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 1등 소녀는 1등답게 열정도 있고, 공부를 매우 사랑하는 아이였다.
스스로의 힘으로 영재학교를 진학하고 싶어 하고, 부모님들도 학생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격려하고 위로하며 칭찬하는 모습에 훈훈한 분위기였다.
어느 부모가 아이들을 바보로 키우고 싶겠는가?
이 땅의 모든 부모는 자식이 똑똑하길 원한다. 꼴찌보다는 1등이 당연히 좋다.
내신 1등급을 받기 위해,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학생들은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공부가 좋아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서 스스로가 판단한 부분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건
언제나 훌륭한 선택이다.
그러나, 부모가 원하는 자식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공부는 스트레스가 될 것 같다.
'강남 대치동'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일반 서민들이 다가설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어른들에게는 '사교육비' , 학생들에게는 '학업' , '레벨' , '등급' 등등 단어자체만으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대치동에서 공부하고 있는 모든 학생들이
본인이 원해서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고 테스트하고 경쟁하는 삶을 살고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굳이 일반인들이 알아야 할까?
시청률이 좋아서, 돈벌이가 되니까 등의 이유로 이런 방송이 계속 나온다면,
전국 각지에 있는 학생들의 뇌리에는 '대치동 레벨'은 범접할 수 없다고 느낄 것이고
학업의 성취도를 위해서는 꼭 '대치동에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소녀도 좌절을 겪은 것 같지만, 뛰어난 멘털로 이겨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스스로 대치동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멋있는 생각이고 멋진 선택이라 생각했다.
어릴 적부터 공부를 시켜서 여러 가지 선택의 폭을 넓게 만들어 준다는 부모님의 취지는 옳다.
하지만, 그 나이대에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포기하면서 까지 학업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면
그 교육은 옳지 못한 것 같다. 티처스에 나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공부에 관심이 있다.
부모님들의 관심이 더 많다. 이게 대한민국의 평균은 아니다. 일반 사람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우리 집에 있는 누군가와 비교할 수도 있고, 아이들은 우리 집에 있는 누군가를
비교대상에 올릴 수도 있다.
공부를 가르쳐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선행학습이 당연하다는 듯한 발언, 장면, 그리고
사교육이 필요한 뉘앙스의 내용은 불편하게 다가온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다. 0.76명. 충격적이지만 사실이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되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프로그램보다
함께 여행하고 즐거움을 느끼고 행복함을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