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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처방전

<명상록>

by 하루미래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만족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땅한 이유 2가지


1.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나를 위해 일어난 것이고, 나를 위해 처방된 것이며,

오직 나와 관련된 것이고, 까마득한 저 옛날의 원인들에 의해 처음부터 나를 위해

정해진 운명의 실들이기 때문이다.


2. 개개인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이성이 잘되고 완전해지며

계속해서 존속할 수 있게 해 주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나는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만족하는가?

나는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인간인 이상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어떻게 사람이 모든 일을 만족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럴 거면 신은 왜 우리에게 '감정'을 부여했을까?

두려움, 상실감, 허탈감, 증오 등의 부정적인 마음들은

나에게 닥쳐온, 혹은 다가오는 일들에 대해 만족감은커녕

불안감만 키우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자기 자신에게 모든 일에 대하여

'만족'해야 한다고 <명상록>에서 이야기한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나를 위한 처방전이라고 말한다.

만들어지는 모든 상황은 내가 만들었으며, 나와 관련된 일이다.

생각부터 결과까지 모든 것은 내가 주관했으며,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를 위해 만들어진 상황인 것을 기억해야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누구였는지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다.

<명상록>이라는 책은 존재하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글을 쓰지 않았다면 좋은 책에 나온 문장들을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내가 만든 나를 위한 처방전이다.

나를 위한, 내가 원한, 내가 만들어가는 운명의 실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모든 것을 '만족'하며 받아들이기 힘들다.

분명 과거 철학자들도 단 한 번도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았고,

모든 현실을 '만족'하며 받아들였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계속 생각하고 사색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노력하며 걸어가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내가 바른 원리들을 따라 행하는 데 늘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렇게 하는 데

염증을 느끼거나 의기소침하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실패했을 때에는 계속 반복해서 시도하고, 네가 인간으로서 바르게 살아가려고

온 힘을 다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며,

네가 무수히 실패하는데도 끝까지 추구하고 있는 그 길을 사랑하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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