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으로 되살아나기!

<명상록>

by 하루미래

"화난 표정은 본성을 아주 많이 거스르는 것이다. 그것이 자주 반복되어서

습관으로 굳어지면, 사람의 살아 있는 표정은 죽어가기 시작해서, 결국에는

완전히 죽어 버려서 되살릴 수 없게 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나는 오늘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보냈을까?

다른 곳에는 비가 많이 왔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날씨를 자랑하는

부산은 역시 비를 피했다. 전국적으로 비가 왔지만 부산은 안 왔다.

짙은 안개만 자욱할 뿐이었다.

덕분에 아주, 굉장히, 대단히 습한 날씨였다.

시원한 빗방울이 조금 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빗줄기 대신 습하지만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있었다.


습한 날씨에 표정이 좋을 수가 없다.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신경이 곤두서서 좋은 말이 잘 나가지 않는다.

대화하기 전에 이미 표정에서 좋지 않은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먼지와 소음이 공존하는 공사현장은 그런 불쾌지수가 더 높다.

무언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욕부터 나간다.

나쁜 말이 먼저 튀어나가는 상황에 웃는 얼굴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나는 오늘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보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화난 표정이 습관이 되지는 않았을까?

불쾌한 표정이 나도 모르게 굳어지지는 않았을까?

웃는 얼굴이 어색한 건 나만 그런 걸까?

살아있던 나의 표정들을 부정적인 말과 표정으로 죽어버리게 만들진 않았을까?


<명상록>에서는 작은 표정이 습관이 되어 나를 살리고 죽인다고 이야기한다.

내 얼굴에 묻어있는 표정은 웃음일까? 불쾌감일까? 아니면 공허함일까?

결국은 죽어버려서 되살릴 수 없는 표정을 만들기 전에, 표정에 생기를 불어보자.


나는 지금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글을 쓴다.

그냥 웃는다. 표정을 되살리기 위한 운동이라 생각하고 의식적으로 미소를 짓는다.

내일도 모레도 앞으로 계속 얼굴에 미소 가득한 날을 보내야겠다.

그럼 웃음으로 시작되는 살아있는 표정이 나를 되살 일 것이라 굳게 믿어본다.


"미래를 염려하지 말라.

운명에 의해서 네가 그 미래로 가야 한다면

너는 지금 현재에서 사용하고 있는

바로 그 동일한 이성을 가지고서

미래로 가면 되기 때문이다."

<명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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