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간, 퀘렌시아

여러분의 퀘렌시아는 무엇인가요?

by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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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매일매일이 단조로워 주위 세계가 무채색으로 보일 때,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아 심장이 무너질 때,

혹은 정신이 고갈되어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렸을 때,

그때가 바로 자신의 퀘렌시아를 찾아야 할 때이다.


그곳에서 누구로부터도,

어떤 계산으로부터도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

자유 영혼의 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자아를 회복하는 길이다.”


_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




여러분의 퀘렌시아는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퀘렌시아를 찾는 여정은 어떠한 가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그럴까? 나는 왜 그런 생각을 했지?’ 하고요.

류시화 작가님의 글을 보니 불현듯 제 물음에 대한 해답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소위 말하는 아웃도어 활동을 즐겨 합니다.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일을 했고,

직접 몸으로 자연을 체험하며 취재하는 일을 했고,

자연스레 그 일이 생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취미가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야외에서 하는 취미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지인의 초대 말고는 자발적으로 한 적이 벌써 1년이 넘었으니 엄밀히 최근의 일상에서 즐기는 취미는 한 가지 일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은 조금 멀어진 취미는 캠핑입니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간 캠핑을 제외하면 대학교 시절 유럽 캠핑 여행부터 벌써 20년 가까이 되었네요.

야외에서의 맛있는 음식과 술자리를 즐기는 막연함이 캠핑의 처음을 장식했다면, 그 이후로는 서서히 캠핑의 정의에 다가간 것 같습니다.


캠핑 (camping)

[명사] 산이나 들 또는 바닷가 따위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함. 또는 그런 생활.


취미 생활 10년 차가 넘어가니 고요한 캠핑의 적막함만을 찾아 나섰습니다.

붐비는 주말이 유쾌하지 않아, 금요일 퇴근과 함께 어둑어둑해진 캠핑장을 찾았습니다.

텐트 피칭을 하고 홀로 의자에 앉아 잣나무 숲의 신선하면서도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그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류시화 작가님의 말대로 ‘자유 영혼의 순간’, ‘건강한 자아를 회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주중 도시에서의 다양한 사건과 잡음들이 온전한 금요일 밤 시간에 치유되었습니다.

지인과 캠핑장에서 나눈 한 마디는 매번 캠핑을 갈 때마다 되뇌는 시그니처 문장이 되었네요.

“누구야, 특별한 게 별것이 아니야. 이게 별거야”


글을 쓰는 지금, 몹시나 다시금 그 별거의 시간이 떠오르네요.

많은 이들이 붐비지 않는 지금이, 이런 추운 시기의 캠핑이 그 매력을 더함을 알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다른 취미는 자전거 라이딩입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취미 둘을 함께 하는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이미 이루었습니다.

유럽 캠핑 여행의 발은 자전거였고, 국내 자전거 국토종주의 숙소는 캠핑장 텐트였습니다.


자전거 라이딩도 제게 취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부분은 캠핑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처음 라이딩을 하면 주변의 풍경과 사람들, 건물들이 뒤섞여 시야를 어지럽힙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안장 위에 유일한 존재가 되곤 합니다.

달리면 달릴수록 주변 풍경은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해줍니다. 온전히 자신에 집중을 하게 되지요.


처음에는 페달링을 하는 운동 에너지에,

페달링이 안정 단계에 이르면 오늘의 선선한, 시원한, 찌는듯한 더위 혹은 추위를 느낍니다.

그러고는 자전거 위에서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기 시작합니다.

혼자만의 속도로 느리게도, 조금은 빠르게도,

어제는 한강을, 오늘은 남산타워를, 내일은 제주도를 나만의 시선과 관점으로 여행합니다.




저에게는 이 두 가지 건강한 취미가 저만의 퀘렌시아가 되어주었습니다.

잠시 회색 도시를 떠나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가질 수 있음에 주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받지 않는 것이 아닌, 그때그때 덜어냄이 더 적합한 표현일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현대인에게 온전히 나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사치로 보이기도 합니다.

거창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굳이 취미일 필요는 없겠지요.

일상의 한순간, 하루하루의 한 장면이어도 되겠지요.


이른 새벽, 한 페이지의 독서의 시간이 될 수도,

출근길, 이른 오픈을 하는 식당 사장님과의 찰나의 눈인사가 될 수도,

오히려 주말 도심의 붐비는 카페에서 헤드폰을 끼고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여러분의 퀘렌시아는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퀘렌시아를 찾는 여정은 어떠한 가요?


‘퀘렌시아’가 가진 조금 더 깊이 있는 혹은 다른 의미에 대해서는 향후 한 번 더 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행복한 오늘 되세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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