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 볼 것처럼 솔직하게 쓰자
류시화 시인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의 서문에는
“내가 쓰는 글들이 본연의 나를 능가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최근 다시 꾸준히 글을 쓰면서 그 의미를 되새겼다.
본연의 나를 그대로 담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 조금씩 알게 되니
시인의 감탄스러운 표현력 속에 감춰진 의미에 많은 부담을 느끼는 요즘이다.
손석구 배우 또한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 부분을 언급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저는 아직도 글을 많이 씁니다.
예전에 있던 습관인지 글을 쓰면서 매일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그리고 스스로한테 다짐하는 것 중 하나가 솔직해지자 입니다.
은근히 어렵습니다. 솔직하게 쓰는 것이.
첫 문장에 다짐하며 매번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아무도 안 볼 것처럼 솔직하게 쓰자”
언제나 시작은 좋다. 유려하게 물 흐르듯 나만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그리곤 쉴 새 없이 쭉쭉 진도를 나간다.
그리고 돌아본다. 다시 쭈욱 읽어 나간다.
내가 이렇게도 글을 쓸 수 있구나 하고 감탄도 한다.
그런데 뭔가 마음속 한구석에 찜찜함이 있다.
이 찜찜함이 진짜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전에는 그냥 넘어갔다. 큰 문제는 없으니.
그리고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에.
완성도가 문제가 아니다.
'내 글'이 맞는지가 문제이다.
여전히 ‘내가 아닌 나’와 ‘내가 되고 싶은 나’가 많다.
이런 부분들을 다 없애버리고 나면 과연 내 글에 내가 존재할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요한 부분은 손석구 배우가 짚어주었듯 ‘아무도 안 본다는 생각’.
누군가 보고 있다는, 볼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내가 아닌 나’를 찾아 나선다.
있어 보이지는 않더라도 없어 보이는 것은 안되니까. 아니 있어 보여야 하니까.
‘나를 넘어서지 않는 글’
궁극적으로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의 시작.
최근 지인의 꿈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나는 입을 떼지 못했다.
내가 왜 대답을 못했을까. 우선 구체적인 꿈이 없어서.
그럼 왜 꿈이 없을까. 그 고민을 깊게 해보지 않아서.
그 고민은 어디에서 시작하나. 내가 바라는 나의 인생의 모습에서.
그리고 그 출발점은 온전한 내가 담긴 글을 써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