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나를 불러 옆에 누웠다가 아침나절에 다시 잠들었다. 케이크류가 많은 뷔페집에 있다. 생크림 위에 딸기가 얹어 있는 조각 케이크를 먹으려다가 바로 내 앞에 놓여있는 부풀어 오르지 않은 밀전병 같은 하얀 빵(도넛 모양)을 먹었다. 짭조름한 소금 맛. 맛있다!
배는 싸하게 아프고 눈인지, 비인지 쏟아지는 토요일. 양식을 먹었네, 눈 뜨며 생각했다. 오늘을 살 수 있는 양식을 먹었구나.
어린 시절부터 꿈을 자주 꾸다 보니 이런 형식의 꿈은 내가 나를 독려하고 있구나,정도로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해서 인지(혹은 느껴서인지), 아니면 실제로 꿈속 이미지의 영향인지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이런 날은 청소를 해야지, 상쾌하게. 팔을 걷어붙였다.(싸한 통증은 여전했으나)
굳이 이런 이야기를. 예전에 써놓은 글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삭제할까 싶다가도 이런 시간도, 생각도 분명 있었는데. 그냥 두기로 한다. 변해간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지.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아 보여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삭제할까 싶은 불편한 시간 속에 나 자신이 속해있었기 때문이리라.
나 자신이 마음에 든 적이 흔치 않다. 예쁘다, 아름답다, 잘하고 있다. 이야기한 적은 전무하다. 내 눈에 나는 언제나 예쁘지 않았고, 추했으며, 잘하고 있지 않았다. 부족한 점 투성이었다. 글을 쓰며 나는 이런 나를 폭로한다. 왜 이리 징징대지? 굳이 그렇게 써야겠어?
재주도 없는데 이제 그만두지 그래. 창피하지 않아? 스스로를 공격한다.
장점이라면 자신의 저주를 물리치며 행동하기에 그 이후로 들려오는 다른 사람들 평가에는 별다른 반응을 안 하게 된다. 응, 나도 알고 있어. 한계 인가 봐.
살아 있는 것들은 순환하면서 자기를 치유해간다. 싸늘한 비는 여기저기에 초록 잎을 움트게 할 거다. 벌써 보이기 시작하는 초록빛과 노란빛.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지도 모르지. 살아있는 것들은 커다란 섭리에 감싸여 스스로 길을 내니까. 내 의도와 상관없이 오늘 비가 내리듯이. 얼마나 다행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