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같은 눈이 내리는 날. 커피 대신 쌍화탕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단맛 섞인 생강향의 자극적인 목 넘김. 유통기한 지난 요거트, 먹을 때를 놓친 밑반찬, 데웠으나 아무도 손대지 않는 떡. 홀로 굴러다니는 주황색 풍선, 고질라, 곰인형, 블록, 책, 리모컨. 흐트어진 바닥 위 세척해야 할 가습기.
책장 위에 놓인 테이블 야자가 겨울을 버텨낼지. 얇고 긴 잎이 노랗게 시들어간다. 흙의 수분은 충분한데, 과습인 건가(어떻게 해줘야 하는 거지) 침묵 속에 잠긴 이파리의 초췌함.
백미 세 공기에 물 양은 많게 현미는 제외하고 쌀 씻기. 죽 같으면 안 되는데. 식감이 부드러우며 밥 같아야 하는데. 죽을 먹지 않는 아이들이 힘들이지 않고 넘길 수 있도록. 조미 김에 싸 먹거나 계란찜에 비벼 먹기 좋은 농도의 밥하기.
작은 아이 입술에도 살살. 너는 어떻게 나를 닮았니. 뜨거운 체온에 찢어지고 부르튼 입술. “안 돼” 강하고 낮은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하기. 립밤을 바르자마자 손으로 닦아내려는 아이에게. 약 먹일 때도 물론. 강하고 낮은 목소리로 힘주어 말하기. “안 돼, 지금 꼭 먹어야 해.”
엄마, 해가 좋은 이유 알아?
아니.
해가 비치면 곰인형이 황금색으로 빛나.
(할머니 댁에도 꼭 안고 가던 테디베어)
막힌 코 위에 내려앉는 햇살, 묵직한 머리 위를 비추는 해.
숨쉬기가 편안한가, 그대로인가.
펄펄 그치지 않을 듯 내리더니.
흐트러진 바닥 위를 덮는 햇살에 황금색으로 빛나는 잠든 아이의 이마(그르렁그르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