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열정

에쿠니 가오리 <냉정과 열정사이>

by 북남북녀

질서 정연하게 요리하는 사람은 냉정할 거라는 이상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세척하고, 다듬고, 자르고. 볶고, 끓이고, 튀기는 과정이 깨끗하다니. 음식물 쓰레기, 재료가 담겨있는 비닐, 도마, 가위, 프라이팬, 그릇, 냄비가 흐트러짐 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한순간도 견딜 수 없는 사람일 거야. 등 뒤의 세상은 없는 것처럼 자신 앞의 세상만 지키고 있는 사람. 안간힘을 쓰면서 냉정하게

무서운 꿈을 꾸는 여자는 잃어버린 사랑을 품고 있다. 가슴 깊은 곳 어딘가에.

공포가 되어 사랑은 여자의 꿈속을 파고든다. 가슴 깊은 곳을 찾아가라고. 잃어버린 것에 줄을 드리우라고


무료한 날이면 책을 읽고

비 내리는 낮에 책을 읽고

욕조 안에서 읽고

애인을 기다리며 읽고

닭고기와 야채를 끓이며 읽고


차단한다. 고집스럽게 외부 세계를

시간은 등 뒤에서 흐르고 여자의 앞모습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


경계가 분명한 이들의 차가운 열정, 냉정이라 하면

“나에게는 아무것도 닿지 않는다.”

아오이가 행복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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