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라는 용기

마이클 이그나티에프 <그러나 절망으로부터>

by 북남북녀

가로등 빛이 어둠에 잠긴 새벽 물 한 잔을 마시고 커피 물을 받는다. 엄마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아이의 잠꼬대 소리. 바닥에 떨어진 이불을 주워 아이 몸에 덮는다. 스탠드 조명을 낮춘다.

“학계에서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지적 능력이 아니라 운, 우연, 인맥에 가까웠다"라는 구절을 읽는다. 깊은 우울증에서 벗어난 후 소명에 대한 막스 베버의 강연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다음 장에서는 스탈린 공포정치,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이들의 기록


당신에게 엿들은 소박한 단어들로 이 넓은 수의를 짰습니다
어디에서나 영원히 그리고 언제나
나는 단 하나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안나 아흐마토바 <레퀴엠> 도입부 -스탈린 치하에서 사라진 수백만 명의 희생자를 기리며


팽팽한 현처럼 이미 굳은 채
목에 총을 맞고서."너도 저렇게 끝날 거야."
나는 속으로 속삭인다, "가만히 누워 있어, 움직이지 말고.
이제 인내가 죽음 속에 꽃을 피운다."그리고 들리는 소리
이놈 아직 살아 있어, 위에서, 아주 가까이에서
진흙과 피가 뒤섞여 나의 눈 위에서 마르고 있었다.

미클로시 러드노티("그는 이 일곱 줄을 공책에 옮겨 적고 1944년 10월 31일이라고 날짜를 기록한다. 이것이 마지막 기록이다."295p)

<그러나 절망으로부터> 빛을 끌어낸 이들. 어둠에 잠기지 않은 이들의 기록. 어둠에 잠겼을지라도 빛을 상상해 다른 이들에게 보여준 이들. 세상에서 성공을 좌우하는 것이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운, 우연, 인맥에 가까울지라도 소명을 찾아 분투하는 이들


프리모 레비를 읽어야지. 모비 딕을 읽어야지. 어둠에 잠긴 빛에 기대어

다음에는 숨지 말아야지. 무기든 군인이 유리벽을 치며 위협할지라도

계란이 깨져 바닥으로 흐르고 치료시기를 놓친 상처가 벌어진대도

삶 속에 있다는 것은 위로가 되겠지.

일상 속에 숨 쉬고 있다는 것

잠꼬대하는 아이의 몸에 이불을 덮어 주고 그 손을 잡아 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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