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겨울생활

by 북남북녀

공원 정자 밑을 제외하고는 온통 눈이다. 키 큰 나무, 키 작은 나무 상관없이 눈이 덮였다. 학교로 향하는 길도 하얗게 눈이 쌓였다. 다행인 것은 사람 한 명 걸어 다닐 넓이로 눈이 치워졌다는 것. 검은 외투를 입은 사람이 한 손에 우산을 들고 어딘가로 향한다. 누텔라 잼을 바른 빵을 나도에게 간식으로 주고 커피 한 잔을 타 공원 방향으로 놓인 책상에 앉는다. 커피의 열로 뜨거워진 머그컵을 손에 쥐고(붉은 나비에 보라색 꽃송이가 그려져 있다.) 눈 쌓인 곳을 피해 한 줄로 걷는 사람들을 응시하며(흰 우산을 쓴 사람과 하늘색 우산 쓴 사람이 걸어갔다.) 푸른색 외투가 나타나길 기다린다. 베란다에서 보이는 앞 건물 맞은편이 학교이고 학교는 건물에 가려졌으나 건물 앞 공원길로 소리가 들어서면 집으로 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리가 오늘 입은 외투는 무릎길이의 푸른 외투. 우산은 가지고 가지 않았으니 모자를 쓰겠지, 가느다란 눈송이를 피하기 위해

엄마, 귤. 나도가 얘기해 식탁으로 가 귤 한 개를 집어 든다. 나도는 유치원을 졸업했다.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여 방학기간 유치원 등원이 가능한 데 가지 않겠다고 해 간식 먹고 놀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혹독한 감기로 삼 킬로그램이 줄었는데 금세 살이 올라 볼이 둥그레졌다.

나도에게 주려고 귤껍질을 제거하며 달보다는 가로등이 좋다고 친구에게 우긴 일이 떠오른다. 당연히 달이 좋은 것이라고 말하는 친구의 말에 반발심이 들어서였을까(자연에 속하는 달은 가만히 있어도 칭송을 받는데 가까이에서 길을 밝혀주는 가로등은 이유 없는 천대를 받는 것 같았다.) 멀어서 손 닿지 않는 달보다는 손 닿는 거리에서 길을 밝혀주는 가로등이 더 좋은 것이라고. 친구는 끈질긴 애라는 달갑지 않은 눈빛을 보냈었는데(네가 그렇게 우기는데 내가 그만하는 게 낫지 않겠니)

과일에서는 귤이 그렇다. 손안에 쏙 들어오고 쉽게 구입할 수 있고. 과도 없이 껍질이 제거된다. 한 입 크기로 입안에 들어가는 귤 역시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건강하게 겨울을 나게 하는 편리하고 쓸모 있는 과일이다. 작년에 비해 오른 물가로 고심하며 귤을 구매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겨울은 온 가족이 거실에서 생활한다. 시작은 아이의 감기 때문이었으나 요를 깔고 누우니 바닥에서 오는 온기에 침대로 돌아가기가 싫어졌다. 아침이면 이불을 갰다가 저녁이면 이불을 편다. 침대보다 따듯하고 난방비는 줄고 좋은데 하며 바닥 생활을 즐기고 있다. 안방 침대 위는 장난감과 인형이 잔뜩 올려 있어 아이들 놀이터가 되어 있고. 겨울은 또 겨울의 생활이 있네, 나도에게 귤을 까주고 내 입에도 한 개를 넣으며 생각한다.

푸른 외투가 공원길에 나타났다! 우산 없이 걷고 있는 작은 몸체. 소리가 돌아오면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코코아를 타야지. 차가운 눈도, 날씨도 한 모금의 차로 달콤하게 기억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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