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처럼 콕 얼굴을 묻는다
딱따구리처럼 콕 얼굴을 묻는다. 신호등 앞이다.
힘들었어?
응.
유치원이랑 달라?
당연히 다르지. 유치원은 놀기만 하잖아.
입학 후 둘째 날, 반 친구들은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해 선생님과 밖으로 나오는 건 나도 혼자다.
내 배 위에 얼굴을 묻고 서 있는 아이의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조금 있으면 괜찮아질 거야. 친구들도 알게 될 거고
안아줘.
앙상한 가지의 벚나무 아래를 걸으며 나도가 말한다.
진짜? 엄마가 안지는 못할 거 같고 업을 수는 있을 거 같아.
자, 업혀.
핏 웃으며 나도가 내 옆을 빙 돌아 앞으로 걸어 나간다.
업히기에 몸이 커졌다는 걸 아이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안아달라는 것은 한숨이겠지.
무심결에 툭하고 표현되는 말
엄마라도 어떻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아가는 인생 초입
새싹 같은 여린 순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는 앙상한 나뭇가지
녹은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 가득한 흙냄새
꽃이 피고 이파리가 돋아나겠지.
우리의 일상이 동화는 아니겠으나
언제나처럼
초등학교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나도가 하는 말
학교는 40분 공부하고 10분 쉬는 시간이래.
40분 공부하면 40분 쉬어야 하는 거 아니야?
앉아 있기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