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 할머니 ' 오랜만이네. 사내아이들만 있어서 집안이 엉망이겠네? 그만두고 싶단 생각 안 들어'
세탁소 아줌마 '아들들이 용하네요. 빨리 장가보내버려요.'
7층 아이 엄마 '요즘 간편식도 잘 나오고, 맛있고, 싼 것도 많아서 불편한 건 없을 것 같네요.'
아니라니까요.
나는 괜찮다니까요.
무엇을 왜 포기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나의 직장생활?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재미있다니까요.
아침이면 어디 가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보며 '안녕?, 안녕~?, 안~녕~?, 어서 와'를 외칠 수 있으며
수십 명의 직원과 밝게 웃으며 아침인사를 나눌 수 있겠어요.
나의 엄마와 와이프 역할?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셰프. 요리를 위한 궁리! 즐겁다니까요.
이번 주에는 어떤 음식을 할까? 메추리알 장조림에 홍두깨 살대 신 전복을 넣어볼까?
새우무침에 브로콜리 대신 꽈리고추를 살짝 볶아 무쳐볼까?
콩조림에 아몬드 줄이고 캐슈너트와 마늘 저민 것 넣어볼까?
저번 주는 닭칼국수로 했으니 이번 주는 샤부샤부 칼국수로 점심을 해봐야지.
나의 주말 무수리 역할? 어렵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화장실 청소는 홈쇼핑에서 구입한 이지 드롭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으니 그이에게 시키고,
이불빨래는 세탁기가. 널기는 나보다 키 큰 남편이 안방 문 닦고 걸쳐 널게 하고,
물걸레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나보다 더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하며 완벽하게 해 주고,
레인지 닦기는 설거지하면서 물티슈로 하고
가사노동은 함께하면서 친절하고 낮은 목소리로 방법 안내만 해주면 됩니다.
엄마와 와이프로서 조정자 역할?
휴일 아침 8시가 되어도 아이들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덥다는 이유로 아이들 방문이 열려있는데
그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안방, 거실, 주방을 오가며 큰소리로 다양한 질문을 한다.
늦게 잠든 아이들이 깰까 싶어 입에 대고 손가락을 그어 대며 '쉿'하지만 그때뿐.
그이에게 공원 산책에 모닝커피 한 잔 하자고 제안한다. 그이도 좋아하는 눈치다.
모처럼 나누지 못했던 그이의 일주일치 수다를 들어주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점 시간.
샤브 육수가 맛있게 끓으며 아점 식탁이 준비될 즈음에 아이들은 자기 발로 식탁에 둘러앉았다.
휴일의 두 끼 식사 중 한 끼 임무 완수! ' 이 음식 먹은 우리 집 남자들 파이팅!
매주 나들기?
산천이 주마다 다른 모습으로 눈 호강을 시켜주는 거 모르시죠?
요즘은 엄청 푸르러져서 안구 건강에 신선함을 주던데요.
비 내리는 주말이면 주말대로
석양이 내려앉는 일몰시간이면 일몰 시간대로
주말 상경은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신비의 궁전 콘서트에 초대된 것 같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의무적으로 상경을 했지만 지금은 아주 즐거운 주말 나들이랍니다.
누구도 누릴 수 없는 주말여행(?)을 설렘으로 달릴 수 있는 기회가
아무에게나 허락된 건 아니잖아요. 힘들지 않고 즐겁습니다.
어려운 교사 관리?
어렵지 않아요. 뉴스는 원래 그런 거잖아요.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슈가 될 만한 것을 다룬다는 것.
세상에 이슈가 될 만한 일을 만드는 사람이 없다면 평범해서 세상이 얼마나 재미가 없겠어요?
그러나 교사라는 직업이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직업이기에
다른 직업군에 비해 행동 및 처신을 잘해야겠죠.
글자 그대로입니다. 교사는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러나 뉴스에 나는 사건을 일으키는 교사는 극히 확률적으로 아주 드문 경우의 수라는 것.
그런데 뉴스가 터지고 나면 마치 교사의 대부분이 그럴 거라는 일반화의 오류가 생기죠.
교사들의 대부분은 그렇지 않아요. 참 잘 지키고, 잘하고 그럽니다. 관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함께 지성을 발휘하는 집단. 오히려 원칙과 규정, 매뉴얼을 너무 잘 준수하여 융통성이 없다는 평을 받기도 해요. 아직까지는 큰 어려움 없었어요. 저 또한 평범한 교사였었으니까요. 보고 익힌 게 원칙과 규정, 매뉴얼 준수하고 행동 잘하기였으니까요.
사내아이들만 있으면 집안이 엉망? 아니요.
우리 집 사내아이들은 정리정돈을 몰아서 해서 그렇지. 엉망 아닙니다.
빨래도 섬유의 특성, 옷의 용도, 색에 따라 잘 분류해서 세탁하던데요.
특별한 가족행사로 일이 많을 때는 설거지도 도와주고, 제기도 닦아서 보관장에 넣어줍니다.
그리고 장시간 가사노동을 하면 '수고하셨어요. 쉬었다 하시죠.' 하며 카페 놀이도 시켜주던데요.
요즘은 사내아이들도 제대로 집안일을 도와줍니다.
물론 직업 엄마를 두어 독립적이 되었는지는 몰라도... 암튼 사내아이라 해서 집안이 엉망 아닙니다.
용한 아들?
그렇죠. 용하죠. 그런데 아들들이 펼쳐갈 사회는 남자들이 용해야만 하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부부가 평등해야 가정의 평화가 유지되지 않을까요?
같이 일하고, 같이 육아하고, 같이 힘들고, 같이 웃고, 같이 즐겁고...
암튼 용해야 ‘같이 하는 것’을 익히겠죠? 우리 아들들이 가질 미래의 가정에서 여자를 행복하게 해 주길 바라요
불편한 건 없는 시대? 그건 아닙니다.
불편하더라도 건강에 좋다면, 안전하다면 사랑과 정성을 듬뿍 담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말마다 힘들지만 즐겁게 손수 반찬을 만들어 반찬함에 넣어 두는 것은 아이들의 먹거리에 정성과 사랑을 담았음을 알라는 의도입니다. 25년간 솜씨 좋은 시어머니의 찬을 얻어먹은 운 좋은 제가 어느 날 어머님의 솜씨와 마음씨를 따라 하고 있더라고요. 다른 건 몰라도 정성 어린 밥상에 절대로 엄마를 배반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불편함도 배우는 세대가 되길 바랍니다.
어때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다른 어떤 누군가가 당신을 괜찮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 자신만은 스스로 괜찮게 생각하고 남이 아닌 당신의 기준대로 살기 바란다. - 박대령, 상처 받은 사람들을 위한 관계 맺기의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