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어른 밀기

by Jung히다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화장실에서 우연히 읽고 스쳤던 글귀가 하루 종일 기대감을 준다.

그런데

퇴근시간이 다되었는데도 아무 일이 없다.

‘누구나 기분 좋으라고’ 쓰인 보통의 글귀잖아. 기대하지 말자.'
그런데

불현듯 떠오르며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는 뭐지?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점점 선명해지는 글귀.


괜한 기대 걸지 말고, 만보 걷기나 하자.


퇴근 시간이 가까워오자 카톡방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알짜팀: ‘뭐해요?’


걷기 팀: ‘이제 아파트 출발합니다.’


자동차 세일즈님: ‘잘 계시죠? 좋은 조건을 소개하고자..... ’


알짜팀: ‘꼰대 유형 체크해보시고 궁금하니 무슨 형인지 올리세요.’

달링 family팀: ‘금요일 저녁식사는 어디서?’


걷기 팀: ‘10분 뒤 거기서.’

엘레강스팀: ‘ABC주스에 대해 보내니 참고하시고 많이 이뻐지삼’

........


생활이 차분할 리 없다.
어울리는 팀이 많다 보니 그놈의 카톡인지 뭔지 연신 울려댄다.
읽기도 답하기도 벅차다.

저녁식사는 어쩔 수 없이 특별 메뉴 카톡과 함께 먹어댄다.


뭘 먹었지?

벌써 그릇이 비워졌는데, 오늘 저녁은 밥이 아니었잖아.
내가 통화하면서 무얼 먹었더라.
퇴근 무렵 저녁을 먹자는 소리에

‘다음에 합시다.’

‘다이어트도 성공하고 싶고’

합당한 이유가 나서질 않자 궁색한 여러 대답을 내놓았다.


“아닙니다. 드셔야 합니다. 몸을 생각하셔야죠. 그럼, 샐러드는 어떠신지요?”

‘응, 글쎄.’

‘생각 없는데’
퇴근하려는데 5분만 뒤에 하란다. 배달시킨 샐러드가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나는 오늘 처음이지만,

혼족이 많다 보니 외식이나 배달음식이 자연스럽게 오고 갔었나 보다.
강제로 퇴근 시간도 밀리고, 그렇게 먹지 않겠다고 했건만...


구불대며 험난한 지하 2층 주차장까지 내려와 주차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가방 속 리코타 치즈 샐러드가 다행히도 얌전히 앉아있다.
저녁 생각은 없었지만 걷기 전에 한 번 먹어보자.

‘어~ 제법 먹을 만하네.’

‘왠지 건강해지는 이 느낌은 뭐지?’
‘와~신세계. 이런 음식을 식사로 먹어도 되네.’
‘역시 주변에 젊은이가 있어야 해. 배울만한 것이 꽤 있다니...’

때 불현듯 떠오르는 화장실에서 읽었던 글귀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아하~, 좋은 일이 생긴다고 했던 게 바로 이거였구나.’

세대를 초월하여 배우고, 깨우치고, 건강식으로 저녁도 해결하고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맞네.'

좋은 일이 생겼네. 이제 알았네.


갑자기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설렘을 전하고 싶어 졌다.

포스트잇에 빨간색으로 꼬마 장미 두 송이를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기길 진심으로 기원하며

예쁘게 정성을 다하여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지금 제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에게도 드립니다.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일상에서 '좋은 일'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아주 대단한 것에 이르기까지.
단지, 좋은 일이라는 것을 크게 기대하고 바라지만 않는다면
어쩌면 매 매일이 매 순간이 좋은 일 천지인 지도 모릅니다.
암튼,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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