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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g히다 Sep 10. 2023

나 잘 살고 있는 거 맞죠

사사전략  제자의 지시 사항대로 살기

누구나 하고 있지만 나는 최근부터 이렇게 하고 있다.
카페에 오면 키오스크주문을 한다.

커피가 나올 때까지 휴대폰을 가지고 논다.


제자전화를 조심스레 받았더니, 제자가 어딘데 그렇게 받냐고 묻는다. 카페에서 공부 중이라고 했더니

제자가 " 난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 이해가 안 가~"라고 한다. 내가 대답했다.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 때문에 집중이(몰입이) 더 잘 된다"라고. 내 대답에 제자가 대답한다.

"카페는 사람 만나 웃고 떠드는 곳이지 공부하는 곳이 아닙니다. 공부하려면 도서관으로 가야지요"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체크포인트 1 : 카페에서 공부 안 하기

"그래. 네 생각이 맞는 것도 같네"라고 대답하며 조용히 나의 행동을 변화하기로 했다.

그녀는 고3 때  담임이었던 나를 많이 무서워했었다고 했다.

이제는 내가 그녀를 무서워하고 있다.
일일이 짚어주며 사회 적응력 우수한 은퇴자로 만들어 줄 셈인 것 같다. 그래서 집중해서 공부해야 할 때는 가능하면 도서관으로 가고 놀고 싶을 때만 카페를 찾는다.

오늘은 놀아볼 셈으로 카페에 왔다.

커피를 마시고 채 30분도 안되어 나도 모르게 작업을 하기 시작한다. 무서운 제자의 목소리가 오락가락 들려오는 것 같다. 그러나 나의 오랜 습관이 비집고 나와 이겨 버린다.

카페에만 오면 무엇인가 해내야 할 것 같고, 나도 모르게 작업을 한다.  그런데  그순간 그녀의 또 다른 지시사항이 떠오른다.


"나는 제일 매력 없는 사람이 카페에 와서 달랑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몇 시간씩 작업하는 사람이야."
"당도 떨어졌을 텐데 달콤한 디저트라도 하나 더 시키지..."

"선생님~ 설마, 그런 사람 아니죠?"


체크포인트 2 : 디저트 메뉴시키기
카페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되었지~. 시간 체크를 하니 1시간이 조금 넘었다. 다시 키오스 앞으로 다가서 주문한다.

티라무스에 I'm ALIVE.

제자가 말하는 "제일 매력 없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강제 습관들이기였지만 당 보충과 목마름 해소. 게다가 휴식 요건까지 갖추어 준다.

고맙다. 제자야.

네가 지시한 대로 "나 잘하고 있지."

제자의 한 마디가 무서워서라기보다는 매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는 변명까지 찾아내며

무서운 제자의 지시사항으로 오늘도 생활 적응 중! 나 잘 살고 있는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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