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마음에 담기
멋진 은퇴자로 살기
나
아프리카 여행 가고 싶었어.
풍족한 건 시간뿐인 나 열심히 검색했어.
여행경비만 1000만 원이래.
나 은퇴자야.
그런 돈이 어디 있어.
모아논 돈이 없으니 돈을 벌기로 했어.
빨간 날과 공휴일 그리고 평일 중에 하루만 근무하며 알바를 뛰어봤어.
130만 원 찍히더군. 꼬박 안 쓰고 10달 모아도 힘들겠더라고.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몸이 힘든 거야.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러면 둘 중에 하나야. 여행을 포기하거나 악착같이 참고 알바를 하거나.
둘 중 하나만 포기할 수 있다면 그것도 깔끔한 건데 둘 다 포기가 안돼. 어쩌나.
나 은퇴자야.
젊은 날에는 직장 다니느라 하고 싶은 것 못한 게 많은데 은퇴하고 나니 시간은 많아졌는데 돈이 없어. 이게 한국 낀세대 은퇴자의 현실이야.
아끼며 살았던 것 같은데 아니었나 봐.
더 늙어 가기 전에 아프리카 다녀와야 하는데.
에그~
이렇게 노트에 써 놓고 잠이 들었다.
늦게 귀가한 아들이 이 글을 읽고 빨 간 펜으로 토를 달았다.
다녀오세요.
더 늙어가기 전에
남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으시잖아요.
아파트라도 팔아서 실컷 쓰세요.
저는 필요 없어요.
뭐야?
참 심플하군. 하고 싶은 거 하려면 그것에만 올인하라는 거야. 뭐야
젊었다면 나도 저렇게 심플했을까?
젊었다면 나도 그랬을 거야
맞아.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젊었다는 건 그런 거야.
왠지 모를 자신감을 뿜어내는 거.
그 자신감에 거침없었던 행동들.
그때가 그립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은 돌아오지 않고 점점 마음의 문이 닫히며 소심함만 쌓여 간다.
소심함? 아니 섬세함!이라고 해.
그래.
나 은퇴자야.
은퇴자니까 은퇴자답게 살자.
줄이고(허황된 생각)
살피고(주변 사람들)
챙기고(건강)
"감당할 수 없는 건 마음에서 비우기"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마음에 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