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옆사람이 기침을 한다
살며시 보니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
기침이 길어지니 팔뚝으로 가리고 한다.
매너 있다
그 노력이 헛되게도 기침이 계속 이어진다.
슬며시 가방 지퍼를 열었다.
캔디통이 나왔다.
뚜껑을 열다 고민에 빠졌다.
아 오지랖! 뚜껑을 닫는다.
비 내리던 날 떡볶이집에서 아이 세 명을 데리고 힘겹게 캐리어가방을 끌고 들어오던 글로벌부부.
자리 4인용이 최대인 유명 떡볶이집. 물 셀프, 메뉴주문 셀프, 주문 음식 가져가기 셀프.
그들은 앉을자리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채
(큰아이는 서있는 채)두리번 거리기만 한다
우리는 2명인지라 벌떡 일어나 의자 하나를 들어다 주며 메뉴와 주문하기를 간단하게 설명하다 보니 남편이 오라고 손짓을 한다.
"웬 오지랖이야. 그 많은 사람 다 가만히 있는데 네가 왜 나서는 거야. 앉아 있어"
교양 있는 이분이 나에게 행동경고에 오지라퍼라고 까지 한다. 나는 내가 이 상황에서 왜 혼나야 하는 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늘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그러나 가끔씩 떠오를 때마다 곰곰 생각해 보았다.
나 스스로 오지라퍼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움을 주고 싶어도 "행동 stop", "One more thinking"하기로 했다.
캔디통의 뚜껑을 닫은 이유도 그래서이다.
아직도 옆분은 기침 중이다.
1초 전 다짐했던 결심이 무너지려 한다.
캔디 2알이면 잦아질 텐데.. 자꾸 그 생각이 맴맴 거린다. 어쩐다.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자일리톨 캔디가 있는 가방 속으로 손을 넣어 꺼내 든다.
그런데 옆분의 기침소리가 멈추었다.
쑥스러워진 오지랖.
사래가 들린 척 마른기침을 하며 얼른 몇 알을 집어 내 입에 넣는다.
결국 내 오지랖이 발휘되지 못했다.
다행인 것일까? 아니면 짧은 시간 너무 길게 고민을 한 것일까?
여하튼 지하철 안에서의 나의 오지랖은 그날 그렇게 끝났고 행동변화의 여운을 남겼다.
오지랖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는 "행동 stop", "One more thinking"을 여전히 해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