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밀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만의 퍼스널 스페이스(personal space)를 갖고 싶어 한다.
여기서 '자기만의'라는 구절을 인정한다면 '나 그리고 너, 우리에 대한 존중하기와 존중받기를 함께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어떠했는가? 존중했는가? 존중받기만 바랬는가?
그래서 오늘 나는 '나의 퍼스널 스페이스((personal space)를 점검해보려 한다.'
누군가를 배려하기 위해서, 당신은 그를 존중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내 짝은 지저분한 남학생의 대명사였다.
코를 훌쩍이며 종종 코딱지를 파기도 하고, 운동장에서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나야만 땀범벅이 된 모습으로 급하게 뛰어 들어와 땀에 젖은 머리를 긁적 대며 손톱 때를 호호 불어대는가 하면 곧잘 코 풍선을 불며 슬그머니 내쪽으로 기울여 코를 골다 선생님께 지적받기가 일쑤였다. 구태여 핑계 대자면 내가 성적을 더 못 올린 이유가 바로 이 녀석에게 존중받지 못한 퍼스널 스페이스 때문이었다. 아마 그때부터 나는 개인의 personal space가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절대 넘어오면 안 되는 선이야. 알겠어?"를 강요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짝꿍과 함께 쓰던 나무책상 중앙선을 또렷하게 칼질해버리고는 너 때문에 중앙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는 니 탓 합리화로 내 행동에 잘못은 절대 없는 즐 살아왔다.
그런데 여행길 우연히 들른 휴게소에서 읽게 된
‘누군가를 배려하기 위해서, 당신은 그를 존중해야 합니다.’라는 글귀와 우연히 시선이 멈춘 데크 기둥 사이에 피어난 노랑 풀꽃들의 외침이 수 십 년 만에 나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다시 점검하게 한다.
'과연 나는 다른 사람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침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며 조심했는가? '
'그를 배려해주기 위해서 상대방을 존중해 주었는가? '
확실한 편인 내가 확실하게 대답을 못하는 걸 보니 아니었나 보다. 나만 보장받기를 강요한 것이었나?
그런데 데크 발치 끝에 삐져나와 배시시 웃고 있는 노랑 풀꽃이 말을 건다.
"여기는 내 퍼스널 스페이스! 다가서지 말고 그쯤에서 감상해주면 감사!"
'그래? 그렇게 할게. '
옆으로 고개를 돌려 다른 쪽 데크 끝을 바라보니 이번에는 한 무리가 제법 울타리를 쳐가며 합창을 한다.
"여기는 우리의 personal space입니다. 다가서지 말고 멀리서 바라봐주면 감사!" 한다.
'그래? 그렇게 할게. '라고
수 십 년 전에 옆 짝 쿵에게 나만 존중받기를 바랐던 미안함을 전하듯 낮춘 마음으로 차분히 대답한다.
그리고는 수십 년을 되돌려 나, 너, 우리의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하여 반성하게 되었다.
나의 퍼스널 스페이스만 강요했던 것 아닐까?
나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존중받으려면 네 것과 내 것 모두 대등한 선상에서 전제되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나부터 존중해줘야, 너 존중받고, 우리가 존중되는 것인가?
너부터 존중해줘야, 나 존중받고, 우리가 존중되는 것인가?
어차피 '나 존중해주는 것'이, 입장을 바꾸어 놓고 보면 '너 존중받는 것'이잖아.
존중해주고 존중받으면 결국에는 존중받고 존중해주는 게 되는 거 아닌가?
그러다 보면 우리 모두 존중받고 존중해주고 그렇게 되는 거 아니야?
암튼 무엇이 먼저냐고 따지지 말고 그냥 서로가 자신이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상대방을 먼저 존중해주면 될 듯.
그렇다 '상대에 따라서'가 아니라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먼저 대접하기'를 하면 되는 것이다.
우연히 머문 휴게소에서의 세렌티 핏.
하나, 동사형 실천 : 풀꽃에게도 지켜주었던 "그래. 그렇게 할게"라는 배려의 존중감!
하나, 좋은 글귀의 깨우침 : ‘누군가를 배려하기 위해서, 당신은 그를 존중해야 합니다.'
사람 사이의 가장 좋은 관계 유지 비법 = 퍼스널 뿔 마인드 투뿔 스페이스(퍼스널 ⁺ 마인드 ⁺⁺스페이스)
얼큰이를 핑계로 사진 찍기를 자주 기피하던 내게
제자가 가지가 무성한 크로톤이라는 화분을 보냈다.
"책상 옆에 두고 큰 얼굴 가리며
행복한 생활 되세요"라고 메시지가 적혀있다.
학생들 쓰는 말로
'헐, 어이없음'
더하기
'나의 바람직하지 않은 언어습관 인정'이다
이 녀석이 얼마나 무성한지 가지를 잘라 여기저기 수병을 마련하여 꼽았다. 그런데
하나, 그 녀석들이 약 4주간 시들시들하며 윤기를 잃더니 수병 속에서 흰 뿌리를 내린 이후 제법 생글거린다. 덕분에 내 사무실을 탐지 게 해준다.
또 하나, 사람만 퍼스널 스페이스가 있는 게 아니다.
크로톤에게도 그런 물리 심리적 거리가 있나 보다.
나보다 더 어른스럽고 더 지혜롭고 더 사람답고 더 행복한 그녀들.
얼굴이 커서 싫다며 사진 찍기를 거부하는 늙은 스승에게 재치로 한 방 날리는 지혜의(큰 잎 화분) 선물.
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그녀들! 그녀들에게 오늘 혼나고 내일 또 혼난다고 해도 나는 좋다.
적당한 선에서 존중과 채찍을 마음에 담아 그녀들만의 퍼스널 스페이스 시그널로 나를 당겼다 놓았다 하며 즐거워해 주니. 게다가 나의 퍼스널 스페이스까지 존중해주는 그녀들에게 '우리'라는 단어로 표창하고 싶다.
퍼스널 스페이스는 개인의 물리적 거리 의식을 말하지만 심리적 거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웬만큼 마음이 동하지 않고서는 사람은 누구나 그 사람의 퍼스널 스페이스에 쉽게 들이지 않아요.
호감이 생기거나, 절친이 되거나, 연인이 되거나, 가족이 되어야만 들어갈 수 있어요
이때 우리는 보통 "심리적 거리감이 좁혀졌어"라고 말해요.
그래서 나는 그녀들에게 배운 대로 사람 사이에 가장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비법으로 마음 두둑한 배려, 존중 간격을 기본으로 한 퍼스널 뿔 마인드 투뿔 스페이스(퍼스널+마인드++ 스페이스)라고 정의 내리려고 해요
사람 사이의 가장 좋은 관계 유지 비법 = 퍼스널 뿔 마인드 투뿔 스페이스(퍼스널 ⁺ 마인드 ⁺⁺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