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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식물에게 배우는 관계 전략

원예수업으로 배우는 관계 기술, 나비란 콜레우스 만손초형

by Jung히다

� 물 위의 정원, 수경재배


식물은 다양한 조건에서 잘도 자라더라.
사람들이 분류해놓은 생장조건보다

훨씬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하며
사람보다 적응력이 뛰어남을 보여주더라.

흙이 아닌 물위의 정원,
그곳에서 잘 자라고 있는 식물 3가지(나비란, 콜레우스, 만년초)를 반려 삼아보니
사람 사이의 거리, 관계전략을 가르쳐준다.

누군가를 돌보고 있다는 건,
어쩌면 내가 내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는 뜻이다.
오늘 나는 물 위에 나비란 한 줄기를 꽂았다.

물만 있어도 자라는 이 작은 생명체는
어디에 심겨 있느냐보다 어떻게 돌봄을 받느냐가 더 중요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렇지 않을까.


나비란형 관계: 조용히 회복의 메시지를 주는 사람

나비란은 ‘잎이 꽃처럼 피는 식물’이다.
말없이 피고, 말없이 지지만 그 존재만으로 주변을 환하게 만든다.
어떤 사람은 말보다 곁에 있어주는 것으로 위로가 된다.
“잘 지내?”라는 말보다,
“오늘 너를 위해 물을 갈아뒀어”라는 몸짓이 더 크게 다가오는 관계.

전략 1: 조용히 곁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도 큰 사랑이다.


콜레우스형 관계: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

콜레우스는 다양한 색의 잎을 가졌다.
누군가는 붉은색, 누군가는 보랏빛, 또 누군가는 초록에 가까운 톤.
관계 속에서 ‘나는 어떤 색인가?’ 고민할 때,
콜레우스는 말해준다.
모든 색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전략 2: 나의 색을 감추지 않는 용기. 그리고 그 색을 존중해 주는 상대를 선택하기.


만손초형 관계: 작은 존재가 주는 큰 믿음

만손초는 줄기에서 뿌리가 아주 잘 내리는 식물이다.
작고 여린 잎처럼 보여도
물만 있으면 금세 자리를 잡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조건보다 중요한 건, 누군가 나를 믿어준다는 경험이다.

전략 3: “너는 할 수 있어”라는 한마디가 그 사람의 뿌리가 된다.


물을 갈듯, 마음을 돌보다

수경식물은 자주 물을 갈아줘야 한다.
썩지 않도록,

탁하지 않도록.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다.

말을 섞는다고 다 친한 게 아니고
자주 본다고 다 정든 것도 아니다.
서로의 마음을 '갈아주는' 시간,
그게 관계 유지의 기술이다.

→ 전략 4: 나도 당신도 지칠 수 있으니, 가끔은 거리를 두고 마음을 환기하자.

나에게 물을 주는 법, 그리고 관계에 꽃을 피우는 법

식물에게 물을 주며 문득 깨달았다.
내가 오늘 이 나비란에게 했던 정성을
나는 나에게도 했는가?
나는 내 감정을 이해하고, 내 마음을 돌보며 살고 있었는가?

좋은 관계는 타인을 잘 돌보는 데서만 나오지 않는다.
자신을 돌보는 사람이 관계도 건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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