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처럼 옛이야기 된 사람이 봄볕 따라 어깨 위에 내려 앉았다가
봄이 깊어지면 꽃잎따라 떠나간다. 느낌도 숨결도 목소리도 기억도
흐릿하니 머무른 자리 온기로 남아
다시 세상에서 묶다 만 사람의 생을 사랑받고 사랑하여
어제가 기억나지 않기를, 지루하며 심심하다 입에 달고 살기를
봄 늦잠 속에 잠깐 눈떴다 깨면 사라질 시간들 한숨
담담히 발가락 끝 까딱거리며 지켜보는 하루
살은 것들에 남은 마음을 슬슬 덜어주며 더더더 작아져
바닥에 붙은 작은 꽃, 제비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