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by 피라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일할 때도 감각이 필요하다. 모두들 각 영역에서 감각이 탁월한 사람과 일하고 싶다. 그들은 감각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감각은 타고나기도 하고, 연습으로 길러지기도 한다.


변화를 인지하고, 그 속에서 통찰을 얻는 것도 감각의 영역이다. 냄비에 담긴 물에 큰 소금 덩어리가 떨어져도 바로 짠물이 되지 않는다. 소금이 서서히 녹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정 시간이 지나야 물이 짜다는 것을 알아차리듯 인간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변화는 일정 시간의 경과가 필요하다.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미세한 느낌으로도 물에 무슨 변화가 생겼다는 걸 알고, 어떤 사람은 한 참 지나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어떤 경우는 관심 자체도 없다.


예컨대, 조선시대에 한문이 한글로 바뀐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초기에 그 변화를 단박에 알아챘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슨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변화를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는가도 중요하다. 타로, 사주, MBTI, 각종 검사에 관심이 가는 것도 미래라고 불리는 변화에 대한 관심이다. 나와 세상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한편으론 우리 삶을 관통하는 변화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기도 하다.


우리에겐 감각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만나 일상의 대화를 나누는 삶의 영역이든 직장인과 사업가가 매일 고민하는 일의 영역이든 마찬가지다. 사업감각이란 변화에 대응하는 감각이다. 감각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협업능력이다. 일은 그 자체로 협업과정이기도 하지만, 협업을 통해서 감각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감각이 없는 친구가 감각을 기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은 협업과정이다. 감각과 감각이 만나 시너지를 발휘하면 그 결과는 어마어마하다. 주입식 교육처럼 일방적 업무 지시는 협업이 아니다. 협업의 전제는 자기주도성이다. 스스로 일에 대한 동기가 부여되어야 하고, 협업의 과정을 통해서 배우고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야 창의적 협업이 가능하다.


협업툴에 대한 관심을 가진 지 오래되었다. 때가 된 것 같아 검색해 보니, 150개가 넘는 협업 툴이 있단다. 그 중에 10여개를 살펴보았다. 협업툴은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메신저 기반 의사소통 중심의 협업툴과 문서기반 업무 공유 중심 협업툴(내 마음대로 분류했다.) 그 중에 콜라비라는 협업툴이 눈에 들어왔다. 이 협업툴의 특징은 스마트폰이 일을 방해하듯 협업툴로 인해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어진 듯 하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협업툴이라고 한다. 프로젝트 중심으로 설계되었고, 메신저 기능은 옵션으로 장착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다른 협업툴에 비해 심플하다. 꼭 필요한 기능만 넣어 일하는 사람 한 명 한 명의 입장에서 설계한 듯한 느낌이이다.


도구는 도구일뿐이다. 좋은 카메라를 사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착각, 좋은 자전거를 타면 오르막도 잘 오를 수 있다는 착각, 좋은 등산복을 사면 등산이 잘 될 것 같은 착각처럼, 조건이나 도구가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때때로 조건과 도구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은 고민과 더 많은 시행착오와 더 많은 의미들이 새로운 도구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도 삶도 잘 다루는 능력이 필요하다. 협업툴을 잘 다루다보면 좋은 변화들이 많이 생길 것 같다. 기쁜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 누군가와 무언가에 대해서 서로 의미있는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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