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중요한 두 요소는 공간과 음식이다.
여행을 생각해 보자. 팍팍한 일상을 떠나 어디선가 멋진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좋은 공간과 맛있는 음식이 필요하다. 만족스런 여행을 위한 여러 요소들이 있겠지만, 좋은 공간과 좋은 음식이라는 두 요소만 충족되면 여행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여긴다.
좋은 공간이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공간이다. 상호작용은 타인과의 상호작용과 자신과의 상호작용으로 나뉜다. 혼자만의 아름답고 멋진 숙소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자신과의 상호작용이다. 사람들과의 스트레스로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은 외부 정보는 끊고 자신과 소통하며 다독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행지에서 좋은 사람과 즐겁고 좋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대표적인 타인과의 상호작용이다. 폐쇄적, 내성적인 사람도 여행지에서는 낯선 사람과도 곧잘 이야기를 주고받고는 건, 그런 태도가 자신을 위한 일임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좋은 공간에서 좋은 음식을 먹으며 좋은 상호작용을 하는 삶은 한마디로 행복한 삶이다.
좋은 상호작용을 하면 좋은 결과가 생긴다. 성과를 중시하는 기업은 이를 일찍이 알아차렸다. 성공한 기업 대부분은 화합과 소통에 적합한 공간 설계에 공을 들였다. 스티브 잡스가 디자인한 픽사의 아트리움이나 5성급 호텔 회의실에 버금가는 네이비실 팀을 위한 널찍한 공간, 좋은 커피 머신, 카페 같은 아늑한 휴게실은 구성원을 배려한 훌륭한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좋은 공간은 좋은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좋은 상호작용은 저마다 맡고 있는 일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좋은 공간은 업무 효율을 높이고,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데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인간의 이런 심리를 파악하고 모든 것을 최대의 성과를 뽑아내기 수단으로 삼는다는 시선도 있다. 이는 오해다. 한 사람이 지닌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것. 그걸 우리는 최선의 교육이라고 부른다.
교육계의 문제가 있다면 그건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학생과 세상과의 상호작용이 충분히 일어나지 못하게 설계된 18세기의 교실 공간 때문일지도 모른다. 타인과의 상호작용, 세상(정보)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나은 내가 되는 과정이 배움이다.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곳에는 배움도 없다. 미래 세대는 칸막이 공간에서 암기로 습득한 정보만 머리에 가득 채운 학생은 어디에도 쓸모없는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이미 그렇게 변하고 있다. 학생의 진로 고민의 저마다의 직업으로 결론난다. 공부의 목적은 직업이다.
직업 생활이란 일을 하는 과정이다. 일이란 상호작용 과정이 본질이다. 상호작용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래 전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기업의 HR에서 일하는 사람 100명에게 물어보면 99명은 똑같은 대답이다. "요즘 신입사원들은 일을 할 줄 모른다"라고. 언제나 그랬왔지만, 점점 간극은 점점 커지고 있다. 나중에는 일을 할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에 거대한 장벽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런 사회는 우리 모두가 바라는 사회가 아니다. 모두 상호작용의 문제다.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은 지식과 정보가 아니다. 상호작용을 가르쳐야 한다. 상호작용이 일이고, 상호작용이 삶이기 때문이다. 고질병인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은 어쩌면 간단할지도 모른다. 공간부터 바꾼다면 그 공간에서 일어날 생동감 넘친 상호작용이 학생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지 모른다. 많은 기업들이 이미 경험하고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