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확률

by 피라

이산은 서로 떨어저 있다는 뜻이고 연속은 서로 붙어서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다. 이산이 들어가는 낱말 중에 대표적인 것은 이산 가족이 있다. 몇몇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 차이로 인해 가족과 헤어져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6.25전쟁 직후에 1천만 명 넘는 이산 가족이 발생했다고 경찰 당국이 추정했다. 이런 엄청난 규모의 이산 가족의 비극이 70년 넘게 지속된 경우는 인류 역사상 한국이 유일하지 않을까? 당시 한국 인구가 4천만이었으니 4명 중 1명은 이산가족이었다. 수십년 동안 천만 이산 가족은 죽기 전에 단 한 번, 단 한순간이라도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한 명씩 한 명씩 세상을 떠났다. 지금은 100분의 1로 줄어 10만명 정도의 이산 가족이 남아 있다. 70년 동안 990만명의 이산 가족이 죽었으니 산술적으로 두달만 지나면 이산 가족 문제는 해결된다. 빠른 속도로 이산 가족과 그들의 이야기는 사라지고 있다.


확률에서 이산 변수란 동전 던지기로 설명된다. 내게 100원짜리 동전이 하나 있고, 아이와 동전 던지기를 한다. 앞면이 나오면(숫자가 앞면이라고 하자) 내가 이기는 것이고 뒷면이 나오면 아이가 이기는 것이다. 한 번 이길 때마다 1점씩 추가된다. 탁구 시합처럼 21점을 먼저 얻으면 이긴다. 첫번째 시도에서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다, 두 번째 시도에서도 50%다. 모든 시도에서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50%다. 확률은 똑같고, 첫번째 결과가 두 번째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1점부터 21점까지 동전을 던져 특정 면이 나올 확률은 모두 독립적이다. 각 사건이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다. 한 번을 던지든 만 번을 던지든 확률은 언제나 50%다. 이처럼 서로 분리되어 있는 사건(값)들로 이루어진 확률 변수를 이산변수라고 한다.


연속 변수는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상황으로 설명된다.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 내가 기다리는 13번 버스가 5분 후에 도착한다고 안내한다. 1분 뒤에 나는 지루함을 느낀다. 나의 지루함은 60초 후에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다. 1분 후에 느끼는 나의 지루함의 수치가 20이라고 하면, 59초까지는 1도 지루하지 않다가 60초가 되자마자 20의 지루함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지루함은 기다리는 시간에 따라 조금씩 쌓인다. 지루함과 시간의 흐름이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루함의 크기와 기다리는 시간의 크기가 비례한다고 가정해 보자. 눈이 쌓이듯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루함이 쌓인다. 시간은 연속적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은 5분의 기다림에서 갑자기 버스 도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시간 여행자가 아닌 이상 5분 남은 상황에서 갑자기 1분 남은 상황으로 건너뛰지 않는다. 시간은 1초 단위로 흐르지만 사실 시간은 1초 단위도 아니다. 1초로 구성된 시간은 0.1초 10개로 이루어지고, 0.1초는 0.01초 10개로 구성된다. 이렇게 잘게 쪼개면 끝이 없다. 시간은 연속적이기 때문이다. 지루함과 시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확률변수는 연속적이다. 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사건(값)들로 이루어진 확률 변수를 연속 변수라고 한다.


인생에도 이산변수와 확률 변수가 있다. 나와 세상은 계속 변한다. 바위가 풍화되고 얼굴에 여드름이 생기고 주름이 생기고 내 성적도 마음도 오르락 내리락하고 하고 주식이 끊임없이 등락하듯 시간의 흐름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확률은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문제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 원하는 곳에 취업하는 것,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 행복하게 사는 것은 사건의 발생이다. 사건의 발생이란 변화다. 변화 없는 삶은 없다. 좋은 변화와 그렇지 않은 변화 두 가지가 있을 뿐이다. 삶의 변화를 이끄는 변수는 이산변수일까? 연속변수일까? 삶은 동전 던지기와 같을까? 버스를 기다리는 일과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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