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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책방 Jan 26. 2023


우리가 바라는 일하는 삶이란 객관의 바탕 위에서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다. 일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인데,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 즉 전제가 잘못되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일의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 일이 벌어지는 장은 주관과 객관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에 나의 가치, 나의 신념, 나의 감정이 일을 지배하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 반대로 일 속에 나를 완전히 배제해서도 안 된다.


일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생성, 발전, 쇠락한다. 일을 못하는 사람은 세 가지 경향성이 있다. 첫 번째,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없어 시키는 일만 하려는 사람이다. 시키는 일이라도 착착 잘 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다. 두 번째, 자신의 생각대로만 일하려는 사람이다. 일의 시작과 끝은 타인을 향하기 때문에 자신의 세계에 매몰된 사람은 일을 잘 할 수 없다. 세 번째, 자신과 타인이라는 양극단의 중간에서 기계적 균형을 찾으려는 사람이다. 평형 상태에서는 일다운 일이 생성되지 않는다. 편향으로 생긴 일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편향이 필요하다. 완벽한 평형은 일의 최종 상태 혹은 현실에 없는 관념이다. 일은 현실의 문제이니 관념에 매몰되면 안 된다.


나의 신념, 나의 가치가 의미를 발하며 실현되려면 객관 세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객관의 세계란 더 많은 주관적 세계의 합이다. 다양성, 이질성이다. 나의 생각과 다른 것을 만난다는 건 더 큰 객관의 세계를 향한 항해다. 어부는 출렁이는 파도를 사랑해야 한다. 큰 물고기를 잡고 싶은 마음과 파도를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상충되면 좋은 어부가 될 수 없다. 


거친 바다에 맨 몸으로 빠지는 걸 두려워 말고, 파도가 배를 흔들 때 함께 춤추며 웃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객관의 바다에서 신나게 일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일이란 주관이라는 돛대를 세운 배를 객관이라는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에 띄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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